‘대도’ 조세형 좀도둑질로 2심 실형…法 “피해자 걱정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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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4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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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유력 인사의 집을 연달아 털어 ‘대도’로 불렸던 조세형 씨(81). 사진=뉴스1
1980년대 유력 인사의 집을 연달아 털어 ‘대도’로 불렸던 조세형 씨(81). 사진=뉴스1
1980년대 유력 인사의 집을 연달아 털어 ‘대도’로 불렸던 조세형 씨(81)가 절도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14일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및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씨의 항소심에서 조 씨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동일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씨가 제출한 장문의 항소이유서 서두처럼 기계적인 양형을 하지 않으려 항소이유서를 3번 정도 읽었다”면서 “조 씨는 연령이 많은 상태이고 생애 마지막 범죄라고 이야기하지만 1심의 양형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며 조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어 “자녀에 대해 애틋한 정을 표시했지만, 피해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이 없어 그 부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피해자의 피해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라”고 주문했다.

조 씨는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총 6회에 걸쳐 서울 강남 일대 등을 돌아다니며 약 1200만 원 상당의 달러·위안화 등 현금과 귀금속을 절도하거나 절도를 시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 씨는 6월 1일 오후 9시경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침입한 뒤 소액의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의 수사 끝에 같은 달 7일 검거됐다. 조 씨는 검거 이후 5번의 추가범행을 스스로 자백했다.

앞서 1심은 “동종전과로 누범기간 중에 범행한 점, 도구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점 등에 비춰 엄벌할 필요가 있으나 출소 후 생계를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몇 차례 미수에 그친 점, 또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을 참작했다”면서 조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당시 조 씨는 “2000년생 아들이 곧 군입대를 하는데 그 모습을 봐야한다”면서 “이 재판이 제 범죄인생의 마지막이니 온정을 베풀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1970~80년대 대도로 불린 조 씨는 드라이버 하나로 부유층과 유력인사의 집을 터는 등 대담한 절도행각을 벌였다. 그는 훔친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대도’, ‘홍길동’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후 종교인으로 변신하고 잠시 경비업체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선교 활동 차 방문한 일본에서 고급 주택을 털다 붙잡혔고, 2005년, 2010년, 그리고 2013년 잇따라 빈집털이와 장물 거래 등으로 잇따라 검거됐다.

그는 2015년 9월 출소한지 5개월 만에 장물거래를 하다 또 경찰에 붙잡혔고,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아 지난해 만기복역 출소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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