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지하철 운행 중단·中 본토 학생 대피…“이건 전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3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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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 시위대 향해 발포 이후 시위 격화
시위대, 센트럴서 중국은행 유리창 부숴

비무장 상태였던 시위 참가자에게 경찰이 실탄을 쏜 이후 홍콩의 반중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산발적으로 방화가 발생했던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파업, 동맹휴학, 불매운동을 일컫는 ‘3파운동’이 이어지고 있어 홍콩 시민들은 사실상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날도 홍콩 지하철인 MRT는 췬완과 센트럴을 잇는 췬완 노선이 모두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이스트레일(East Rail) 노선 등도 중단됐다.

홍콩과기대학(HKUST)은 중국 본토 학생들이 본토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편을 제공할 방침이다. 학교는 내부 이메일을 통해 특별 셔틀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버스의 목적지는 본토와의 경계인 광둥성 선전시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침사추이 쇼핑몰 부근이다. 셔틀버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한다.

학교 측은 “캠퍼스의 안전에 명시적인 위협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부 직원과 학생들이 캠퍼스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걸 이해한다. 학교가 학업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리라는 점을 믿고 걱정하지 말라”고 밝혔다.

경찰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홍콩 대학 캠퍼스의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다. 앞서 10일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이 시위현장 근처 주차장 건물에서 추락해 숨졌다. 시위대는 차우가 경찰의 최루가스를 피하려다 변을 당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과 본토 학생 간 긴장도 심해졌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기업도 계속 공격 대상이다.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는 센트럴 지구에 위치한 중국은행(BOC)에 벽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쉈다. 이들은 BOC 내부로 진입했으며 유리가 깨지자 정장 차림의 군중들이 손뼉을 쳤다고 SCMP는 보도했다.

대학생 디키는 센트럴이 전략 요충지라고 믿고 있다. 그는 “금융산업은 홍콩의 초석이다. 여기에서 시위를 함으로써 금융업계 종사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중문대학에서 밤을 지새운 의료봉사자는 전날 밤 물대포와 각종 발사체로 인해 최소 70명의 시위 참가자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건 전쟁 상태다. 경찰이 합법적인 공권력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중문대에서는 캠퍼스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쐈다. 시위대는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여러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이날 홍콩의 의회격인 입법회에서 존 리 보안국장은 지난 8월31일 프린스 에드워드역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살해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아무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8월31일 구타당한 시위대가 모두 폭도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경찰은 법을 집행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무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왜 경찰이 체포할 때마다 시위대를 때리는 것처럼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가끔 체포 상황에서 다른 시위자들이 용의자를 빼돌리려고 하거나, 경찰의 주의를 분산하기 위한 행동을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입법회는 친중 성향인 앤드루 렁 의장이 야당 민주당의 우치와이 주석에게 퇴장하라고 명령하자 소란이 일면서 잠시 중단됐다. 우는 안보국장에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해 항의하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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