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관록과 젊은 연출의 환상 조합에 예능계 ‘新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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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젊은 PD, 신흥 콤비가 뜬다.”

인기 방송인과 손잡고 여러 프로그램을 연달아 성공시키는 젊은 예능 PD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MBC 김태호, tvN 나영석 PD가 유재석 강호동과 여러 번 작업하며 콤비플레이를 해 온 1세대라면, 이들은 2세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두 방송사를 오가며 젊은 PD들과 콤비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그의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 요식업체 운영 노하우, 특유의 친근함이 젊은 PD들의 감각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백 대표가 출연 중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동시간대 1위를 오랫동안 지켜오고 있다. 연출자인 이관원 PD는 2015년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조연출로 백 대표와 처음 만나 2017년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거쳐 다음 달 5일 첫 방영을 앞둔 ‘맛남의 광장’까지 4개의 프로그램에서 의기투합했다. 이 PD는 “백 대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를 내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PD와 작가, 백 대표와 평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들이 프로그램으로 현실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백 대표가 스태프들의 식사 등 세세한 것까지 챙기는 점도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tvN 박희연 PD 역시 ‘집밥 백선생’ 시즌 2·3과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스푸파)’ 시즌 1·2로 백종원과 호흡을 맞췄다. 박 PD는 “음식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는데 집밥 백선생 촬영 당시 백 대표로부터 들었던 식재료나 외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 그만의 음식 조합법 등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백 대표와 그런 부분에서 합이 맞아 함께 믿고 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MBC 박진경 PD와 방송인 김구라는 2014년 ‘사남일녀’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시즌 1·2를 함께하고 있다. 김구라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마리텔 포맷에 반해 박 PD의 응원군을 자청했다는 후문이다. 박 PD는 김구라와의 궁합에 대해 “성향을 서로 잘 알아서 대화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전했다.

KBS 신수정 PD와 가수 유희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유스케)’ ‘대화의 희열’을 함께했다. 신 PD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없었다면 ‘대화의 희열’은 출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스케’에 뮤지션과 유희열의 토크 시간이 있는데, ‘대화의 희열’은 그 부분을 확장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신 PD는 대화의 희열 진행자로 처음부터 유희열을 염두에 뒀다.

“유희열은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주는 스타일이에요. 스스로 ‘게스트가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 가면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아요. 이런 고민 때문에 제작진과 회의도 많이 하고요. 토크쇼 진행의 적임자죠.”(신 PD)

스타와 PD 간 콤비 플레이가 많아지는 건 ‘오랜 경험을 통한 시너지’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예능에서는 PD가 진정성 있는 인물의 장점을 끄집어내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하기에 서로를 잘 아는 콤비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김태호 pd#나영석 pd#백종원의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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