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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집행유예 확정 이유로 면직한 것은 부당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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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집행유예 확정 이유로 면직한 것은 부당해고”

뉴시스입력 2019-11-12 06:02수정 2019-11-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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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판결받아 KT&G에서 당연면직
"업무 수행에 지장 안 준다" 소송 제기해
법원 "당연면직도 해고" 원고 승소 판결

형사처벌 확정판결만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집행유예로 징역형이 확정됐더라도 해고와 같은 당연면직을 하려면 그 외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KT&G에서 해고된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7년 KT&G에 입사해 담배의 배송·진열·교환업무 담당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17년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쳐 사망사고를 일으켰다. 또 한 달 후 발생한 특수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도 같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받았고, 2심에서 항소 기각 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KT&G는 지난해 3월 취업규칙 및 노사단체협약 등에 근거해 A씨에게 당연면직을 통보했다. ‘단체협약 제54조는 ’조합원이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 이상 형을 받았을 때는 당연히 면직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재직 중 집행유예를 받은 자에 대해 중앙인사위원회에서 면직시키지 않기로 한 경우는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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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연면직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도 기각됐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재심판정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 당연면직 된다고 해석될 수 없다”며 “업무 수행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면 사회 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가 무너졌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KT&G 측은 “단체협약은 ’금고 이상 형을 받았을 때‘에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가 포함됨을 전제로 한다”면서 “당연면직은 해고와는 구분되는 별개의 것으로 해고에 관한 법리가 적용될 수 없고, 징계해고를 위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선고받은 것이 단체협약상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해도 이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를 이유로 A씨에게 당연면직 통보한 것은 성질상 ’해고‘라고 봐야 하고, 이 사건 당연면직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행유예가 확정됐다고 해도 그 사유만으로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A씨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씨는 업무 중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피해자 과실도 적지 않다. 특수폭행 등은 교통사고 충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체협약에서 정한 당연면직 사유인 ’금고 이상 형을 받았을 때‘는 금고 이상의 실형으로 한정해 해석할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받았을 때도 포함된다”며 “A씨는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으므로 당연면직 사유는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연면직 사유가 인정되고 절차도 적법하지만 이 사건 당연면직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며 “이와 다른 전제로 내려진 재심판정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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