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사고 실종자 배모 대원 父 “아들은 꼭 돌아옵니다, 꼭 안아 줄 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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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꼭 돌아옵니다. 울릉도에서 기다리면서 제일 먼저 아들을 맞아 꼭 안아 줄 겁니다.”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한 소방헬기 ‘영남1호’에 탑승했다 실종된 배모 대원(31)의 아버지 배모 씨(59)는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다음날인 1일 울릉도로 달려온 배 씨는 현재 실종자 가족 중 유일하게 섬에 남았다. 아들의 손을 잡고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

울릉도 모처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는 배 씨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다 아들과의 추억에 잠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배 씨는 “아들과는 친구처럼 지낸다. 자주 운동도 같이 하고 여행도 많이 갔다”며 “어쩌다 맛집을 알게 되면 엄마와 나를 꼭 데려갈 정도로 정 많은 아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아들의 첫 구조 활동을 떠올렸다. 그는 “2010년 천안함 침몰 당시 아들이 해군해난구조대(SSU)에서 복무하고 있었다”며 “당시 순직한 한주호 준위와 함께 구조 활동을 펼쳤는데 국가적 재난 상황에 임무를 수행한 아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질문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배 씨는 “일단 가족들과 함께 꼭 한번 끌어안아 줄 거다. 사우나에 데려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정부의 사고 대응에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배 씨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고가 이렇게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사고 등 큰 사고를 겪었음에도 정부 유관기관 간의 협조 체계가 부족한 것 같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구조대원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지적했다.

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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