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드로 빠진 장하나의 티샷…최혜진의 전관왕 확정지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1월 11일 05시 30분


최혜진. 사진제공|KLPGA
최혜진. 사진제공|KLPGA

163야드 내리막 파3 13번 홀. 그린 위로 잘 떨어진 장하나(27·비씨카드)의 티샷이 끊임없이 굴러가더니 러프를 지나 해저드로 풍덩 빠지고 말았다. 곧바로 터져 나온 장탄식.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타이틀 경쟁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약관의 여왕’ 최혜진(20·롯데)이 KLPGA 투어 사상 6번째 전관왕이 됐다. 올 시즌 최종전까지 전개된 타이틀 싸움에서 장하나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대상과 다승 그리고 상금과 평균타수 부문을 모두 싹쓸이했다.

● 최종전 마지막 라운드까지 펼쳐진 경쟁

최혜진은 1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2·663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6억 원·우승상금 1억2000만 원)에서 장하나와 경쟁하던 상금왕과 평균타수상마저 모두 품었다. 이번 대회에서 3오버파 219타 공동 35위로 부진했지만, 기존 쌓아놓은 성적들을 마지막까지 지켜내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직전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으로 대상과 다승 부문 1위를 일찌감치 확정한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상금과 평균타수 1위를 놓고 장하나와 최후의 대결을 펼쳤다. 상금은 최혜진이 12억314만2636원, 장하나가 11억4572만3636원으로 만약 최혜진이 톱10 밖으로 밀려나고 장하나가 단독 준우승 이상을 차지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 평균타수 역시 둘의 타수 차이가 11타 이상 벌어질 경우 역전이 가능했다.

총 3라운드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최혜진은 첫째 날과 이튿날 각각 1오버파와 3오버파로 부진하면서 흔들렸다. 반면 장하나는 2라운드까지 4언더파를 기록하고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같은 흐름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장하나가 초반 2연속 버디를 잡아 우승권으로 올라선 반면, 최혜진은 전반 내내 이븐파로 주춤했다.


● 역대 6번째 전관왕 등극

그러나 극적인 역전 드라마가 전개되던 시점에서 장하나의 치명적인 미스가 나왔다. 파3 13번 홀. 장하나의 아이언 티샷이 그린 위로 잘 떨어졌지만, 공이 계속 굴러간 뒤 결국 물가 해저드로 빠졌다. 통한의 더블보기. 타이틀 역전은 여기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고, 최혜진은 올 시즌 상금 12억7216만2636원과 평균 70.4576타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06~2008년 신지애, 2009년 서희경, 2010년 이보미, 2014년 김효주, 2015년 전인지, 2017년 이정은6의 전관왕 계보를 이은 최혜진은 “올 한 해 열심히 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둬서 기쁘다. 마무리가 극적이라 (전관왕 등극이라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최혜진은 이어 “4개 타이틀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상은 평균타수상이다. 꾸준하게 한 시즌을 치러야 받을 수 있는 상 아닌가. 또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욕심이 났던 상이다”고 숨겨놓은 속마음을 말했다.

천안|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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