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25세 의원, 중진들 야유에 “베이비부머들, 알겠고요”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7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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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유행어 "오케이, 부머"로 응수
NYT "꼰대 향한 젊은이들의 외침" 설명

뉴질랜드의 젊은 여성 의원이 의회 발언 중 쏟아지는 중진 남성 의원들의 야유에 유쾌하게 대처했다.

CNN은 6일(현지시간) 젊은 의원의 재치 있는 반응에 의회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2030 밀레니얼 세대는 기쁨을 맛봤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 클로이 스와브릭(25) 의원은 탄소 배출량 감축과 관련된 의사 진행 발언 중 “많은 의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알면서도 정치적으로 편리하다는 이유로 (환경 문제를) 숨겨온 것을 알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스와브릭 의원은 “내 세대와 내 이후의 세대는 이제 그런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다”면서 “2050년이면 나는 56살이 된다. 그러나 지금 이 52대 국회의 평균 나이는 49세다”고 말을 이었다.

정책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은 이미 늙어서 미래의 환경 문제에 대해 진중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스와브릭 의원의 발언이 시작되자 중진 의원들은 우습다는 듯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국회의원들의 나이를 언급하자 몇몇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스와브릭 의원은 “베이비부머, 알겠고요(OK, Boomer)”라고 의원들을 향해 응수했다.

“베이비부머, 알겠고요”라는 말은 영어권 10대들의 유행어다.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에서 의미 없는 지식을 뽐내는 할아버지를 향해 어린 학생이 “베이비부머, 알겠고요”라고 말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며 시작된 표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유행어에 대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잘난 척에 이골이 난 수백만 젊은이들의 외침”이라며 “30대를 넘어선 이들이 젊은이들에게 잘난 체를 한다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스와브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나는 누군가가 야유를 할 때 간결하고 완벽한 농담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웠다”며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이들은 ‘당신 세대들은 말이야’라고 말하면 굉장히 화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양극화된 (세대) 논쟁에서 우리는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다”면서 “이 에너지가 다른 곳에서 더 잘 발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한편 뉴질랜드 국회방송은 스와브릭 의원의 발언에 “오케이, 부머”가 아닌 “오케이, 버마(OK, Berma)”라고 자막을 다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러 논란을 빚었다.

뉴질랜드 국회방송은 트위터를 통해 “자막 실수를 빠른 시일 내 바로 잡겠다”며 “이번 일을 시작으로 사내에서 유행어 관련한 교육이 필요해진 것 같다”고 농담 섞인 사과문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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