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청계 고분군, 호남 최대·최고 가야 무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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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6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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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청계리 청계 고분군 조사 후 전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전북 남원시 청계리 청계 고분군 조사 후 전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5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북 남원시 청계리 청계 고분군이 호남 지역 가야계 고총 중 가장 큰 규모임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와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소장 오춘영)는 전북 남원시 아영면 청계리의 청계 고분군을 지난 5월부터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Δ가장 이르고 규모가 가장 큰 가야계 고총의 구조와 축조 방법 Δ최초로 발견된 수레바퀴 장식 토기 조각을 비롯한 다수의 함안 아라가야계 토기 Δ가야 고총에서 최초로 확인된 왜계 나무 빗(수즐) 등 남원 아영분지 일대 고대 정치조직의 실체와 변화상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들이 확보됐다.

고분은 시루봉(770m)에서 동쪽으로 뻗어 내린 산 비탈면 말단부의 능선 위에 있다. 고분은 본래 지형을 L자형으로 깎아내고 다시 성토하면서 평탄면을 만든 후에 다시 파거나 성토와 동시에 매장시설을 안치해 조성됐다.

고분의 평면 형태는 타원형으로 추정되며 고분 방향은 능선과 나란한 남북방향이다. 규모는 남아있는 봉분을 기준으로 길이 약 31m(도랑 포함 34m 내외), 너비 약 20m, 남아있는 높이는 5m 내외로 현재까지 발굴된 호남 지역 가야계 고총 중에서 가장 큰 크기다.

매장시설은 돌덧널(석곽)로 총 3기가 T자형의 구조로 배치돼있다. 매장시설의 구조나 배치 양상으로 볼 때 2호 돌덧널이 중심 시설(주곽)임을 알 수 있다.

2호 돌덧널에서는 수레바퀴 장식 토기 조각을 비롯해 중국자기 조각, 그릇받침(기대)와 굽다리접시(고배) 등 아라가야계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수레바퀴 장식 토기는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유물로 현재까지 전하는 유물로는 함안 말이산 4호와 전(傳) 의령 대의면에서 나온 출토품이 있다.

수레바퀴 장식 토기(차륜 장식 토기)는 호남에서는 최초로 발견한 사례로 굽다리 접시 대각 위에 U자 모양으로 뿔잔 2개가 얹혀져있고 좌우에 흙으로 만든 수레바퀴가 부착된 아라가야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1호 돌덧널에서는 다량의 아라가야계·대가야 토기와 함께 나무 빗(竪櫛)이 확인됐다. 나무 빗은 묶은 머리를 고정시키는 용도의 작은 빗으로 일본 야요이 시대부터 많이 확인되며 우리나라에서는 부산, 김해, 고흥의 삼국 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바 있다.

중앙부에서는 다량의 꺽쇠와 관못도 출토됐다. 3호 돌덧널은 규모와 위치로 볼 때 2호 돌덧널의 부장곽으로 추정되나 아쉽게도 도굴로 인해 동쪽 단벽에서 손잡이가 있는 뚜껑 1점만 출토됐다.

발굴 관계자는 “남원 청계리 고분군의 발굴 결과로 볼 때 당시 주변 지역과 활발한 대외교류를 통해 새로운 발전을 모색한 운봉고원 고대 정치체의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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