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13개大 학종서 특목·자사고 학생 더 많이 뽑아…“고교 서열화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5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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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전국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평가과정을 조사한 결과 기재가 금지된 내용이 담긴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366건이 확인됐다. 표절이거나 판단 불가 판정을 받은 자기소개서는 188건이었다. 학종 합격률도 고교 유형에 따라 서열화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일부 대학과 고교를 대상으로 불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 및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시 불공정’ 지적에 따라 지난달 11일부터 학종 선발 비율이 높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학교에서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 기재가 금지된 내용을 적은 사례가 366건이었다. 문제가 된 내용은 공인어학성적이나 교과관련 교외수상실적, 부모의 사회·경제적지위, 사교육 유발 등이다. 해당 대학들은 평가과정에서 이를 발견해 ‘0점’을 부여하는 등 불이익을 줬지만 일부는 아무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학종 합격자의 출신을 통해 고교 서열화 현상도 확인됐다. 이들 대학의 학종 합격률은 과학고·영재학교(26.1%), 외국어고·국제고(13.9%), 자율형사립고(10.2%). 일반고(9.1%) 순서였다. 일반고 학생은 이들 대학 학종에서 내신 1.5등급 이내가 합격하지만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은 2.5 등급 안팎의 학생이 합격한 것도 드러났다.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이 일반고 학생보다 내신이 낮아도 주요 대학에 더 많이 합격한다는 것은 짐작 가능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해당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해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을 유리하게 평가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추가 조사나 특정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고교서열화가 고착화한 증거는 명백하지만 대학에서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이 원래 성적이 좋아서 합격자가 많았다’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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