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49%, 트럼프 탄핵 찬성”…한달 만에 찬반 여론 또 역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4일 18시 59분


코멘트
2020년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여론조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재선할 것으로 매우 자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느냐’는 질문에 찬성은 49%로 반대 46%를 웃돌았다. 9월 같은 조사에서 탄핵 찬성 43%, 반대 49%로 반대가 더 많았던 것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하원의 탄핵조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도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 역시 탄핵 찬성이 49%로 반대(47%)를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강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 조사 등에서 그에게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상원 100석 가운데 3분의 2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탄핵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선에) 매우 자신있다”고 말하며 “여론조사 수치는 매우 좋고, 아주 선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 같은 평가의 배경으로 그는 경합주(swing states)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탄핵 여론조사에서 특히 경합주들에 아주 강하다”며 “경합주 사람들은 탄핵에 대해 듣고 싶어 하지 않고 탄핵을 원하는 유일한 사람은 가짜 언론과 민주당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최근 조사에서 탄핵 찬성 여론이 늘어난 것을 지적하자 “당신들은 잘못된 여론조사를 보고 있다”며 “CNN 여론 조사는 가짜며, 폭스 뉴스 조사는 언제나 엉터리”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탄핵 조사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보도에 등장하는 공화당 의원이나 보도에 대한 이들의 반응을 주시하며 충성도를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부정확하게 쓴다는 이유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의 구독을 중단한 상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두 매체의 주요 기사들을 읽고 있으며, 관련 내용을 질문한다.

탄핵 조사와 관련해서도 내부고발자 신원공개를 요구하며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부고발자는 (상황을) 너무 잘못 이해했으므로 반드시 앞으로 나와야 한다”며 주장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내부고발자를 “오바마의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브레넌(오바마 행정부 당시 중앙정보국장) 사람, 수전 라이스(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람일 것이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내부고발자는 탄핵조사에서 하원 정보위원회 내 공화당 의원들의 질의에 서면 답변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고 WP와 NYT가 보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