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만에 12월 총선 치르는 英, 겨울 날씨 영향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4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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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넘게 끌어온 브렉시트 향방 정할 중요한 선거
英 언론 날씨에 관심…"눈이 총선 지연시킬 가능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논쟁만 벌여온 영국이 96년 만에 12월 총선을 진행한다. 전례가 드문 한겨울 총선을 앞두고 영국 언론은 날씨가 투표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CNBC는 전했다.

영국은 12월12일 조기총선을 치른다. 오는 6일 의회가 해산되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벌어진다. 어느 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브렉시트의 향방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하원 과반을 확보해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반면 노동당이 승기를 잡으면 2차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원점에서 재검토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2017년 6월 브렉시트 협상력을 얻기 위해 조기총선 승부수를 띄웠지만 보수당의 의석이 줄고 과반 확보에도 실패했다.

영국인이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조기총선은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선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영국 언론이 12월12일 총선에 관심을 쏟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CNBC는 전했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영국 총선에 날씨가 경고를 보내고 있다”, “총선이 30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에 치러질 수 있다”, “눈이 총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이번 총선은 1923년 이후 96년 만에 치러지는 12월 총선이다. 일정이 많은 연말인 데다 햇빛을 볼 시간은 짧고 날씨가 나쁠 가능성도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옥스퍼드대의 정치사회학 부교수인 스티븐 피셔는 “날씨가 투표 결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며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기후 조건에 민감하지만 총선처럼 전국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선거는 보통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치러진다.

스트래스클라이드대의 존 커티스 정치학 교수는 “겨울 선거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1974년 2월 선거에서 투표율은 79%로 1970년보다 6%포인트 높았고, 1950년 2월 투표율은 84%로 전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의 경제학자인 앨런 몽크스는 “영국에서 몇 번의 겨울 선거가 있었지만 평상시보다 투표율이 낮다는 분명한 경향성은 없었다”면서 “더 중요한 건 투표를 막을 수 있는 폭설이나 다른 기후상 악재 여부다. 통념상 이런 상황은 노동당 유권자에게 더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중 눈이 내리는 날은 평균 3.9일로 겨울 중 가장 눈이 적게 내리는 달”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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