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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특사→모친상 친서→전격 회동…한일 정상회담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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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특사→모친상 친서→전격 회동…한일 정상회담 ‘성큼’

뉴시스입력 2019-11-04 16:42수정 2019-11-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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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日 변화 감지 후 만남 모색…결국 아베 단독 환담
칠레 APEC 취소에 결심한 듯…내달 한중일 정상회의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13개월 여만의 만남은 한일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공식 정상회담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건 조성 측면에서 커다란 관문을 넘은 것으로 관측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태국을 방문 중인 한일 정상은 4일 아세안+3 정상회의 개최 전 약식 환담 형태로 무릎을 맞댔다. 오전 8시35분부터 46분까지 약 11분간 환담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공식석상에서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해 9월25일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마련된 다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 이후 13개월 여 만이다. 지난 7월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최악으로 치닫던 한일 관계와 비교해 상징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 진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두 나라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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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두 정상은 최근 두 나라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한일 당국간 협의체 외에도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제안했고, 이에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는 게 고 대변인의 설명이다.

반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한일 두 나라 간 문제에 관한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의 이러한 발표는 한국 정부의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이 국제법상 위반이며, 국가간 신뢰 회복을 위한 한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환담을 둘러싸고 한일 당국의 평가에 적잖은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이라는 미래 관계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일본 외무성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논리로 과거 책임론에 시선이 닿아 있다.

이와 관련 고 대변인은 “일본 측에서 발표한 원칙적 입장이 무엇인지는 발언을 정리한 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면서 “다만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한일 양국 (정상)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한일 정상간 만남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지만 만남이 성사된 그 자체로 의미 있다는 게 인식이 청와대 내부에서 읽힌다.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강대강(强對强)’으로 치닫던 것과 비교해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6월 말 오사카 주요20개(G20) 정상회의에서 눈길 한 번 안 주던 것과 비교하자면 분위기상 큰 변화가 확실히 있었다”면서 “한일 정상회담 국면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닝포인트 시점은 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일왕 즉위 의식 행사에 특사로 파견한 시점부터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를 통해 전달한 친서(親書)에서 관계 개선의 의지를 표현한 것부터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액션 플랜’의 일환이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다.

이 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약간의 변화 가능성을 읽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를 통해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위로전을 전달했다. 전혀 다른 성격이기는 하지만 한일 정상 간 친서 교환을 통해 인간적인 교감을 이루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중순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갑작스런 무산도 한일 정상간의 만남을 결과적으로 앞당긴 측면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태국 아세안+3 정상회의, 칠레 APEC 등 다자 회의를 계기로 아베 총리와의 직접적인 관계 개선 시도를 준비 중이었던 문 대통령이 APEC이 취소되자 만남 시점을 당겨잡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베 총리와의 오늘 만남은 절대 즉흥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며 “문 대통령은 오랜 숙고를 통해 적절한 만남 시점을 구상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의 만남 시점을 참모들과 공개적으로 공유하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본인 스스로는 꾸준히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마지막 다자 외교 무대인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공식적인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2일 지소미아 종료 여부가 변수이긴 하지만 적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다음달 중순 베이징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고위급 협의를 제안한 것도 여건 마련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고 대변인은 ‘이날 환담이 향후 한중일 정상회담을 비롯한 한일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에 어떤 식의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시점과 시기 등을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한일 관계가 조금 더 풀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방콕(태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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