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하위20% 평가때 불출마자 제외… 총선 물갈이폭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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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컷오프 33명 이상 될듯… 기존 계산법보다 8명가량 늘어
당내 일각 “지도부 책임론 피하려 중진들 희생양 삼아… 분란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선거대책위원회’에 이어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 범위 넓히기’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12월 국회의원 최종 평가에서 ‘하위 20%’를 선정할 때 전체 모수에서 총선 불출마자를 제외하기로 한 것. 이렇게 되면 현재 기준 민주당 현역 의원 4명 가운데 1명은 불출마자거나 쇄신 대상자가 되는 셈이어서 현역 의원 교체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3일 “의원평가에서 하위 20%를 선별할 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은 제외한 채 계산하기로 했다. 하위 20%에 속하면 공천 심사·경선에서 20% 감점을 받게 되는데 그 범위를 넓히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위 20%에 해당되는 의원들에게는 그 결과를 통보해 출마 여부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출마를 강행해도 당내 경선에서 ‘하위 20%’라는 꼬리표가 붙어 사실상 공천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 128명 중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이해찬 대표, 이철희 표창원 의원 등 10여 명이다. 최소 1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들을 제외하고 하위 20%를 추리면 23명이 된다. 불출마자(10명)와 하위 20%(23명)를 합하면 총 33명으로 전체 의원의 25.6%가 된다. 불출마자를 포함해 하위 20%를 계산했을 때의 25명보다 8명이 많다.

이 같은 의원평가 방침은 최근 당 안팎에서 불거진 쇄신 요구에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신속하게 응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면서 결정됐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달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0.9%포인트로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폭발된 당의 쇄신 요구에 이 대표가 조기 선대위 등 차례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당 지도부 책임론을 일축하기 위해 중진 의원들을 희생양 삼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현재의 의원평가 시스템에서는 법안 발의, 토론회 개최 등 건수가 적은 다선·중진 의원들이 하위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며 나온 당의 쇄신 요구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는 것 같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이 대표가 너무 성급하게 중진들 목을 죄는 것 같다. 또 다른 당내 분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조기 선대위’와 ‘현역 의원 교체’라는 카드의 주변 반응을 보면서 추가 카드를 언제 어떻게 꺼낼지 관망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총선까지 아직 다섯 달 남은 데다 한국당의 선거 준비 상황에 맞춰 또다시 발생할지 모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반전 카드’를 아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대신 물밑 인재영입과 전략공천 지역 선별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당의 인재영입을 반면교사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인재영입뿐 아니라 전략공천 지역 선정도 당 안팎에 파급력이 매우 큰 만큼 더욱 신중하게 선거 직전까지 고심하고 또 고심해서 다수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당 지지율이 다시 오르는 순간이 발생하면 거기에 맞게 적절하게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조기 선거대책위원회#총선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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