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는 촬영 안했다더니 단독보도” 논란에…KBS 공식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일 2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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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의 이륙 당시 영상을 찍은 KBS가 경찰 측에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먼저 방송을 내보낸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3일 독도경비대 등에 따르면 경비대 소속 박모 팀장은 2일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KBS의 보도에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 경비대에서 하루를 숙식했다.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는데 헬기 진행방향 영상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댓글을 썼다. 박 팀장은 이어 ‘헛 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며 ‘수십 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간 것이 단독보도 때문이냐’고도 했다. KBS는 2일 ‘KBS 뉴스9’에서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으로 추락한 소방헬기 ‘영남 1호’의 이륙 장면을 보도했다.

박 팀장의 글은 곧 포털사이트에서 삭제됐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글이 퍼지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독도경비대는 “(KBS가) 협조해줬으면 도움을 받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면서 KBS에 영상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KBS 측은 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 위해 입도(入島)한 직원이 심야에 돌발적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고 인정했다. KBS는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을 한 점, 사고 초기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보도과정에서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체 영상을 제공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에 본사 엔지니어가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을 (이륙 장면이 담긴) 20초가량을 제외하고 제공했다”며 “직원은 이착륙장을 촬영하는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헬기 진행 방향과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경비대에) 답했다”고 설명했다.

고도예기자 yea@donga.com
울릉=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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