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제3지대 신당에 홍석현·성낙인·박영수 영입 추진 중”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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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정대철 고문, 제3지대 구축 영입 작업
최근 홍석현 만찬 자리 후 "정계진출 가능성 있어"
현 정치 지형서 진보와 보수 아우르는 세력 목표
유승민 '변혁' 이탈 시점 제3신당 윤곽 드러날 듯

최근 정치권에서는 말만 무성했던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가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가칭),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의 만찬 회동이 진행된 것이다.

보도가 이어지자 홍 이사장은 정계 진출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첫 대면의 자리에서 정치 현안을 논하며 제3지대 신당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고 한다.

만찬은 동교동계 출신 정대철·권노갑 고문이 주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고문은 평화당에서 탈당한 뒤 외곽에서 제3지대 구축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 고문은 최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석현, 성낙인, 박영수. 세 명이 제3지대 신당의 공동대표를 맡는 체제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크게 진보와 보수로 나뉜 현 시점의 정치 지형에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양측을 아우를 수 있는 제3지대에 앞서 거론된 세 인물을 앞세우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 사람은 학력이나 경력 등 개인 역량면에서 돋보인다.

홍 이사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 산업공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IBRD) 이코노미스트로, 재무장관 비서관,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을 거쳤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주미 한국대사관 대사를,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국 파견 특사로 임명된 바 있다.

중앙일보 사장과 회장을 비롯해 한국신문협회장, 세계신문협회장 등을 지냈으며 2017년 중앙일보와 JTBC 회장에서 물러난 뒤로는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저명한 헌법학자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 제2대학교에서 헌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내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고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교육개혁위원회 위원,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한국공법학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및 통일부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총장 재임 시절에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 반대 총장실 점거 농성’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학생식당 1000원 식사 제공, 저소득 학생 대상 기초생활비(월 30만원) 지원 등의 학내 정책을 폈다.

박영수 변호사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을 맡은 이력으로 유명하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정부에선 사정비서관을 지냈고 검찰 내에선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2002년 서울지검 2차장일 때 SK그룹 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수사를 지휘해 최태원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2005년부터 대검중앙수사부장을 맡았을 때에는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등 경영 비리 사건을 맡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현대차 비자금 수사 지휘로 정몽구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재벌 기소 3관왕에 오르면서 대기업 수사 전문가로 떠올랐다.

이들 모두 정 고문과는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선후배 관계로 이어져있어 정 고문이 직접 이들의 정계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정 고문은 “다들 은퇴 시점이고 하니 이제 많이 무르익은 자세로 사회에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요즘처럼 여야가 어려운 상황일 때 정치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라고 하면서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세 사람의 정치적 성향에선 차이가 나타난다. 박 변호사는 비교적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는데 비해 홍 이사장이나 성 전 총장의 경우 보수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이에 제3지대 신당과 성향이 맞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고문은 “홍 이사장과 성 전 총장은 중도보수다. 옛날부터 진보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 쪽(진보중도)에서 하는 것들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을 수도 있는데 평가가 좋더라. 자기들이 머무는 영역하고 진보에 가까운 우리 쪽이 많이 다를 수 있는데도 진보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반박했다.

정 고문은 “과거에 선거 치를 때에도 그 때마다 연락이 와서 어떻게 됐는지 관심을 보이고 공감해주더라. 홍 이사장은 DJ 정권에서 미국 대사도 하지 않았나. 그래서 저도 흥미가 있고, 물망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 이사장은 중앙홀딩스 회장으로서 언론사 지주라는 점이, 성 전 총장은 2014년 서울대 총장 선출 당시 이사회에서 2순위였음에도 추천 1순위였던 현 오세정 총장을 누르고 선출된 것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인사라는 인식이 있는 점 등은 걸림돌로 꼽히기도 한다.

정 고문은 접촉 중인 세 사람의 영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직 결정을 못했겠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우리야 희망적으로 보고 있지만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평화당 등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정 고문은 최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식사자리를 언급하며 “많이 힘들어했다. 그런데 물러나려고는 하지 않더라. 유승민 전 공동대표에 대해선 보수 진영으로 나갈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유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탈당 또는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를 기점으로 제3지대 신당의 구체적인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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