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반등 ‘장밋빛 전망’…전문가 “기저효과 영향”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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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회복에 힘입어 수출 반등할 것"
"내년 초 반도체 월별 수출액 80억 달러 전망"
"올해 많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소폭 오를 것"

정부가 올해 최대 수출 감소폭을 기록한 ‘10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1분기부터는 수출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함께 내놨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수출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아 보이는 기저효과의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 수출은 46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이는 올해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부는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반도체 업황 불황을 꼽았다. 국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달한다.

반도체 수출 물량은 줄지 않았지만,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 실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지난 달 반도체 수출액은 78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3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D램 단가는 61%가량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에서 제시한 내년 수출 반등 전망의 배경도 반도체 가격 회복이 핵심이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 구매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정상화 단계로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낸드 부문이 가격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고, 디램은 감소폭이 둔화된 저점 단계”라며 “반도체 업계 쪽에서도 내년 상반기 수요 개선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팽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규모 면에서는 최저점에 도달한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2021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실적 상승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는 계절적으로 4분기보다 1분기 수치가 더 적게 나온다”며 “내년 1~2월에 월별 수출 8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후 2분기까지 회복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의 경우 출하·재고 사이클 변화가 없는 가운데 재고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은 점진적 업황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이 투자 개선 등으로 회복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연말 또는 연초에 수출 개선 시그널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수출 전망을 마냥 좋게 볼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기저효과에 기댄 경기 회복 국면을 낙관적으로만 해석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국가별로 미국으로만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내년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 수출이 증가할 수 없다”며 “내년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수출 증가율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폭 오를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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