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 주겠다”… 김태형 두산 감독, 세대교체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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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위 순간 가장 기억남아”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 뉴시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 뉴시스
“샴푸 세트 하나 사주려 한다. 선수들이 내 샴푸를 자꾸 훔쳐 쓰더라.(웃음)”

올 시즌 두산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뒤 29일 3년 총액 28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7억 원)에 재계약하며 프로야구 역대 가장 몸값이 비싼 사령탑이 된 김태형 두산 감독(52)의 우승 선물은 ‘샴푸’였다.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김 감독은 “우승하면 10만 원 안쪽으로 선수들에게 선물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태형 3기’의 포부 등을 밝혔다.

‘감독 최고액’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자마자 전년도 6위였던 두산을 2년 연속 KS 우승으로 이끈 김 감독은 2017시즌을 앞두고 3년 2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의 재임 5년 동안 두산은 정규리그 3회 우승, KS 3회 우승을 달성하며 2010년대 최강의 팀이 됐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717경기에서 435승 5무 277패(승률 0.611)를 거뒀는데 승률 6할은 KBO리그 역대 사령탑 중 그가 유일하다.

5년 동안 모든 면에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한 김 감독은 앞으로의 3년에 대해 “젊은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를 줄 것이다”라며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이용찬(30), 김재환(31) 등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30대에 접어들었고 김재호(34), 오재원(34) 등은 30대 중반이 됐다. 김 감독은 “예우는 하되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오재원에 대해서는 “빨리 계약하라고 농담했다. FA 계약을 잘 마치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5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김 감독은 “10월 1일 NC 다이노스전”이라고 정확히 말했다. SK에 9경기 차까지 뒤졌던 두산이 시즌 막판 승차를 좁히다 결국 공동 1위(상대전적 우위로 KS 직행)에 오른 극적인 경기였다. 김 감독은 “2015년 첫 우승 때는 뭣도 몰랐기에 겁도 없었다”고 첫 우승과 이번 우승을 비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는 올 시즌 FA로 NC로 이적한 포수 양의지(32)를 꼽았다. “나와 같은 포수라서 애정이 갔던 건 사실이다. 양의지에게 고교 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한 김 감독은 “내 아들과도 비슷하게 생겼다. 그래서 더 정이 간 게 아닐까”라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두산 베어스#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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