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화계, ‘주전장’ 상영 취소 영화제에 항의…“형태 바꾼 검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30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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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차원에서 영화제 출품 예정인 영화 2개 상영 취소
제작사 대표 "위안부 영화 상영 취소되면 나쁜 전례"
고에레다 감독 "우려 만으로 취소하는 것은 언어도단"

일본 비영리단체와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가 공동주최한 영화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주전장’에 대한 상영을 취소하자, 이를 항의하는 차원에서 다른 영화 제작사가 상영 예정이었던 영화 2개를 상영 취소했다.

30일 NHK에 따르면 일본 와카마쓰(若松) 프로덕션은 전날 도쿄(東京)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와사키(KAWASAKI) 신유리(しんゆり) 영화제에 출품 예정이었던 영화 ’멈출 수 있겠는가, 우리들을‘과 ’11.25 자결의 날~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와 젊은이들‘ 등 2개 작품의 상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와카마쓰 프로덕션 대표 기노시타 시게키(木下繁貴)는 회견에서 “이대로 ’주전장‘의 상영이 중지되면 나쁜 전례가 된다”며 “회사로서 영화제 측에 다시 상영을 해주었으면 하고 강하게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가와사키 시에는 “행정 측, 공권력이 문화에 대해 참견하며, 압력을 가한다. 형태를 바꾸어 검열을 하려는 것으로 느꼈다”고 비판했다.

앞서 비영리단체(NPO) 법인 ’가와사키(KAWASAKI) 아트‘가 주최하고 가와사키시가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주전장‘의 상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출연자 등에게 고소당한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주전장‘은 일부 출연자에게 저작권, 초상권 침해 등으로 소송을 당한 상태이다.

’멈출 수 있겠는가, 우리들을‘의 감독 시라이시 가즈야(白石和彌)는 소녀상 전시가 중단됐던 아이치 트리엔날레를 언급하며 올해 들어 표현의 장이 없어지고 있는 흐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라이시 감독은 “문제 제기의 하나로서 (영화)상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모르겠으나 가와사키 시가 우려를 나타낸 순간 어떤 압력이(있었다고)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영화제 측도 영화인으로서 영화를 지켜야 하며, 거기에 프라이드를 가져달라”고 말했다.

‘멈출 수 있겠는가, 우리들을’의 각본을 담당한 이노우에 준이치(井上淳一)는 “향후 영화제에서 정치적인 영화는 처음부터 (상영)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하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하고 우려했다.

와카마쓰 프로덕션은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에서 상영을 취소한 두 영화를 가와사키 시내 문화 시설에서 무료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도 지난 29일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의 ’주전장‘ 상영 취소를 비판했다. 그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행정(상)의 우려 만으로 상영을 취소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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