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교수, 바이오연료 개발 공로 ‘삼손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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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올 등 차세대 연료 25년간 연구
4명 공동수상… 총상금 100만 달러
네타냐후 총리 “미래 선도자” 축전

바이오 연료 분야의 권위자인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 교수(55·사진)가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 2019’에서 ‘삼손상’을 받았다. 그는 공동 수상자인 에마누엘 펠레드 텔아비브대 교수, 레너드 슐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 탈리 데켈 구글 선임 과학자와 총상금 100만 달러(약 11억7000만 원)를 나눠서 받는다.

삼손상은 재생에너지와 교통 혁신에 헌신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이스라엘 총리실이 수여하는 상이다.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한 공로로 이달 초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존 구디너프 미국 텍사스대 교수(97)도 2015년 이 상을 탔다. 이상엽 교수는 지난해에는 환경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에니(Eni)상’을 수상했다. 올해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노벨상에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 17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수상자들에게 축전을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체 에너지와 교통 혁신은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이며 네 명의 수상자는 미래를 선도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치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초 이날 행사장을 찾아 직접 시상할 예정이었지만 9월 총선 후 정국 혼란으로 아직까지 내각 구성이 끝나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

총리실은 이 교수에 대해 “대사공학의 선구자이며 KAIST에 임용된 1994년부터 25년간 바이오 연료 개발에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대사공학은 생물의 대사 과정을 인위적으로 변경해 바이오 디젤, 에탄올 등을 얻는 기술이다. 총리실은 “이 교수가 올해 발표한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 합성지도’는 바이오 화학계의 구글 지도 겸 성서”라고 극찬했다.

이 교수는 부탄올 생산 방식을 개발해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탄올은 물과 잘 섞이고 열량이 낮아 효율성이 좋지 않은 에탄올의 단점을 개선한 대체 연료로 꼽힌다. 그가 미생물 발효를 통한 바이오디젤 생산 방식에 관해 쓴 논문은 올해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 외에도 나무껍질 등 사람이 먹지 않는 물질로부터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것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며 “한국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충당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텔아비브=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상엽 교수#바이오연료#삼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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