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구 사겠다” 여성 집 들어가 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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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보고 이사 준비 여성 방문… 20대男 “안깎아주고 무시” 살인
전문가 “중고 직거래 각별 주의를”

중고 가구를 팔겠다며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렸던 30대 여성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가구를 거래하기 위해 이 여성의 집을 방문했던 20대 남성을 살인 혐의로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중고품을 거래할 때는 사람들이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는 등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A 씨(25)를 살인 혐의로 구속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1일 오후 6시 40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 B 씨와 만났다. B 씨는 이사를 앞두고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소파를 팔겠다’는 글을 올렸었다. 이 글을 본 A 씨가 “가구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B 씨 집을 찾은 것이다. 두 사람은 이전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A 씨가 다녀간 후 B 씨의 연락이 끊겼다. B 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집 안 화장실에서 숨진 채 경찰에 발견됐다. B 씨의 몸에선 타박상이 발견됐다.

B 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은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23일 검거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중고 가구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청했는데 B 씨가 갑자기 나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했다”며 “화가 나서 B 씨를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범행 후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B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달아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금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피해자 B 씨의 집을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중고물품을 거래할 때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 범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며 “반드시 여러 사람과 함께 만나라”고 당부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혼자 만나더라도 만일의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라”고 조언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중고가구#여성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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