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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정규직만 잔뜩 늘린 일자리 정책… 오류 인정하고 방향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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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정규직만 잔뜩 늘린 일자리 정책… 오류 인정하고 방향 바꿔야

동아일보입력 2019-10-30 00:00수정 2019-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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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올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역대 가장 많은 74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비해 86만7000명 증가한 것이다. 이는 전체 임금 근로자 2055만9000명 가운데 36.4%로 2007년의 36.6% 이후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중이다. 정규직은 1307만8000명으로 작년 조사 때보다 오히려 35만3000명 줄었다. 정규직이 감소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소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이번 정부의 고용분야 핵심 정책인데 오히려 비정규직 근로자 절대 숫자가 늘고 비율도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일자리가 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면 정부는 그 대신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대응해왔다. 그런데도 정규직이 감소하고 비정규직 비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봐서 고용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런 뜻하지 않은 결과에 통계청장, 기획재정부 차관, 고용노동부 차관까지 나와 브리핑을 열고 극구 해명에 나섰다. 국제노동기구(ILO) 통계 기준이 바뀌어 정규직으로 분류됐던 기간제 근로자 35만∼50만 명이 비정규직으로 잡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측면이 있다고 해도 전체 비정규직 86만7000명 증가는 경기 부진 혹은 정책 실패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비정규직 증가는 예견됐던 일이다. 이번 정부 들어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세금으로 보수를 주는 단기성 일자리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비정규직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60대로 28만900명 늘었고, 그 다음이 20대로 23만8000명이었다.


물론 시간제 근로 등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노인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노인 빈곤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정부가 비정규직 감소를 국정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첩경이다. 그러나 국회에 제출된 내년 일자리 관련 예산도 대부분이 단기성 일자리 늘리기 위주로 편성돼 비정규직 비중 감소는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고기 나눠 주는 형식의 세금 주도 일자리 정책을 물고기 잡는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전면 쇄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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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일자리 정책#고용#노인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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