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술, 알코올의존 억제 효과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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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 美유명 학술지에 발표… 약물중독 인지장애 치료법 후속 연구

대구한의대 연구팀의 장수찬 연구교수, 양재하 교수, 김희영 교수(왼쪽부터).
대구한의대 연구팀의 장수찬 연구교수, 양재하 교수, 김희영 교수(왼쪽부터).
대구한의대(총장 변창훈) 한의과대의 생리학교실 양재하 교수, 김희영 교수, 장수찬 연구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침술의 알코올의존 억제 효과와 치료기전을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해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발행하는 종합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과학저널로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의 자매지이다.

대구한의대 연구팀은 알코올의존 동물모델에서 침자극의 불안(Anxiety), 진전(Tremor)과 같은 전형적인 금단 증상의 억제와 알코올 자가투여(self-administration) 행동 감소를 확인했다. 이러한 침자극의 작용은 뇌 시상하부의 베타에돌핀(β-endorphin) 신경의 활성화를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높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금단증상도 동반한다. 현재 알코올 사용 장애는 다양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률이 매우 높은 정신 질환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성인 10명 중 1명이 알코올 사용 장애자이며 하루 평균 13명이 술 때문에 사망에 이르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연간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이나 기전 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근본적 치료법은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한의대 연구팀은 만성 알코올 투여와 금단 증상을 경험한 알코올의존 동물모델에서 시상하부의 궁상핵(arcuate nucleus)에서 측좌핵(nucleus accumbens)으로 투사되는 베타에돌핀 신경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금단증상과 재발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 신문혈 침자극은 저하된 시상하부 궁상핵의 베타에돌핀 신경의 활성을 회복해 뇌 보상회로인 중뇌변연 도파민신경계를 조절함으로써 알코올의존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양재하 교수는 “이 연구는 알코올의존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얻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전통적으로 임상에 이용된 우리 고유의 한의학인 침술의 치료 효과와 신경과학적 작용 기전을 규명한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후속 연구로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중독에 의한 다양한 인지장애에 침술이 새로운 치료 방법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의과학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내용은 미국 의학전문지인 ‘Medical Xpress’와 ‘Gizmodo’, 영국 일간지 ‘Daily Mail’에도 소개됐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헬스동아#건강#대구한의대#알코올의존#침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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