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서 지도자들, 선수들에 폭언-성희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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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코치가 女선수 목덜미 만지고 여자선수에 커피 심부름 시키기도
인권위, 대한체육회 등에 개선 요구

“야, 이 ××야, 죽을래, 그 따위로 할 거야?”

이달 9일,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구기 종목 경기가 열린 서울의 한 체육관. 경기 도중 작전 시간을 요청한 남자 감독이 고교생 여자 선수를 손으로 툭툭 밀치며 이런 말을 했다. 이 감독은 경기 도중에도 관중석에서 다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폭언을 했다. 이보다 앞선 4일 투기(鬪技) 종목에 참가한 한 남성 지도자는 대학생 선수들을 경기장 뒤편에 집합시켜 놓고 “××놈들 나가 죽어야 한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4∼10일 열린 전국체전 47개 종목 중 14개 종목 참가 선수들의 인권 실태를 점검한 결과 체육 지도자들의 이 같은 폭언 실태가 드러났다. 인권위는 “고등학생 선수들이 참가한 경기 위주로 인권 실태를 점검한 결과 폭언과 성희롱 등의 인권 침해 사례를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고 28일 밝혔다. 일부 종목에서는 남자 코치가 작전 시간에 여자 선수의 목덜미를 만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대회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이 해당 종목 경기단체 임원들에게 커피를 타 나르는 장면도 여러 경기장에서 확인됐다. 인권위는 대한체육회와 관계 기관에 인권 실태 점검 결과를 통보하고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인권위#전국체전#성희롱#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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