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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아빠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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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아빠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화음’

박희제 기자 입력 2019-10-29 03:00수정 2019-10-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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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전통의 인천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 갖고 다양한 노래 선사
40∼60대 단원들 매주 모여 연습… 2021년엔 독립 사무실 마련 계획
남성으로 구성된 합창단으로서 국내 두 번째로 오래된 인천남성합창단이 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멋진 화음으로 오페라와 뮤지컬 주제곡과 성가, 대중가요 등 다양한 곡을 들려줬다. 인천남성합창단 제공
22일 오후 7시 반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인천남성합창단원 34명이 멋진 연미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48년 전통의 남성합창단이 첫 곡인 안토니오 비발디의 ‘높이 계신 주께 영광’이란 노래로 정기연주회를 시작했다.

제1, 2테너와 바리톤, 베이스 등 4개 음역대로 나뉜 합창단원들이 조화로운 화성을 선보였다. 성가 합창에 이어 2∼4명의 단원이 이탈리아 칸초네 ‘O Sole Mio(오 나의 태양)’, 뮤지컬 ‘지킬과 하이드’ 중에서 ‘지금 이 순간’, 팝송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를 연달아 불렀다.

15분간의 중간 휴식을 마치고 나서 더욱 다채로운 노래를 들려줬다. 초반엔 1부와 유사한 분위기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합창단원들이 율동을 곁들인 대중가요를 불렀다. 아이돌의 ‘칼춤’ 군무 같지 않은 엇박자의 몸짓이지만 오히려 관객들이 열광했다. 곳곳에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귀에 익숙한 트로트인 ‘빨간 구두 아가씨’와 ‘아빠의 청춘’을 메들리로 노래하자 박수 장단을 맞추며 흥겹게 호응했다. 관객들이 ‘앙코르’를 연발하자 단원들이 진땀을 뺐다.


40∼60대 단원들은 율동 안무를 결합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악보를 손에 들지 않고 가사를 모두 외워서 합창한다. 유일한 70대인 30년 경력의 최고령 단원 A 씨(75)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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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단원들은 피땀 어린 노력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 합창단인 만큼 각자 일을 마치고 매주 월요일 저녁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 자락에 있는 인천예총 산하 인천문예회관 연습실에 모여 정기연습을 한다. 공연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일주일에 3, 4차례 맹연습에 돌입한다.

연습을 마치고 나서는 술이 포함된 회식은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경호 인천남성합창단 단장(69)은 “단원들 모두 업무를 마치고 건전한 취미생활을 하는 ‘멋쟁이’ 남편이자 아빠”라며 “저녁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지휘자에게 야단맞으며 연습을 하고 있는데, 음악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단원들은 정기연주회 이외에도 찾아가는 음악회, 순회 연주회, 찬조 출연, 신년 음악회, 합창제 출연 등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엔 전남 여수에서의 초청연주회,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의 제3회 한중 국제 합창제, 아트센터 인천에서 인천 뉴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 나섰다.

단원들은 매달 회비를 내고 있고, 찬조행사 등에서 받은 출연료를 합창단 운영비에 보태고 있다. 단장을 중심으로 한 회장단이 별도의 후원금을 모아 모자란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인천남성합창단은 창단 50년인 2021년에 독립 사무실을 마련하는 목표를 세웠다. 1971년 출범 이후 공연 때의 사진과 팸플릿, 각종 행사 출연 기록물 등의 자료가 너무 방대해져 이제 제대로 보관할 장소가 필요하다. 33대 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혁 씨(58)는 “특정 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성가, 가요, 클래식, 재즈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역사가 깊어진 만큼 사무실도 마련하고 훌륭한 성악 인재를 더 발굴해 알찬 공연을 계속 선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남성합창단#성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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