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은퇴하나? “일주일 푹 쉬면서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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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7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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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 마무리 투수 배영수가 키움 샌즈를 땅볼아웃 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News1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 마무리 투수 배영수가 키움 샌즈를 땅볼아웃 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News1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두산이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대 9 승리를 거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마무리 투수 배영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두산이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대 9 승리를 거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마무리 투수 배영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우완 배영수가 주목받고 있는 자신의 은퇴 여부에 대해 “일주일 정도 푹 쉬면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수는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1-9로 앞선 10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해프닝이 불러온 등판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마운드 방문 횟수를 착각, 투수를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쳤다. 김태형 감독은 이용찬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마운드를 찾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른 투수를 호출해야 했다.

이용찬에 이어 등판한 투수는 바로 배영수. 첫 상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배영수는 제리 샌즈를 투수 땅볼로 솎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두산은 4연승으로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배영수는 ⅔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2014년 3차전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의 38세5개월3일을 넘는 역대 최고령(38세5개월22일) 한국시리즈 신기록도 수립했다. 2006년 이후 무려 13년만에 따낸 한국시리즈 세이브이기도 하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서 “영수는 투수들 중 유일하게 안 던졌다. 그래서 한 번은 던질 것이라 말해줬다”며 “사실 지도자 생활을 제의했다. 그래서 좋은 그림으로 마지막에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희한하게 이렇게 됐다”고 투수 교체 상황을 설명하면서 배영수에게 은퇴를 권유했음을 털어놨다.

축포가 터진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우승 소감을 전한 배영수는 인근 호텔에서 열린 우승 축승회에 참석, 취재진과 다시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배영수는 “2차전을 앞두고 감독님을 사우나에서 만났는데, 코치나 플레잉코치를 말씀하셨다”며 “감독님이 많이 배려를 해주신 것”이라고 김태형 감독의 은퇴 권유가 사실임을 밝혔다.

이어 배영수는 “어떻게 해야할지는 좀 더 상의해보고 정할 생각”이라며 “일단 일주일 정도 쉬고 싶다. 아빠를 기다리는 아들, 딸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거취 결정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주시면 좋겠다”고 신중한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배영수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즌이었다.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한화 이글스를 떠나 올 시즌 두산으로 이적, 불펜에서 팀에 힘을 보탠 배영수다. 그러나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로 뛰었고, 9월에는 선두경쟁 중이던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끝내기 보크를 범하는 굴욕도 겪었다.

배영수는 “다들 아시겠지만 나는 스토리가 많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힘들게 달려왔지만 올해가 특히 힘들었다”며 “보크 사건 때는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 다행히 그 뒤로 팀이 살아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배영수는 2014년까지 삼성에만 머물다 2015년부터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3년 간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한화를 떠나 두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배영수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멋지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마지막 투수로 기록된 현재가 은퇴의 적기라는 얘기도 나온다. 배영수가 인터뷰 중 눈물을 글썽인 것은 어느정도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배영수 역시 “지금까지 가장 하고싶었던 것이 한국시리즈 마지막 투수였다”며 “그럴 수 있게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고 꿈을 이룬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연장 10회말 키움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구종은 배영수의 주무기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는 배영수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구종.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 시절, 배영수는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공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배영수는 “삼진을 잡고 원래 잘 안 하는 세리머니가 크게 나왔다”며 “마지막 공은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는 내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구종”고 말했다. 아직 구위가 살아있다는 말에는 “오늘 마지막으로 짜낸 것 같다”고 대답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얼마 후 배영수의 거취가 결정된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드느냐, 현역 생활을 이어가느냐. 사령탑은 배영수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길 바라고 있지만 선택은 배영수의 몫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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