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만드는 정치, 유권자가 즐기는 축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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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수원… ‘2019 유권자정치페스티벌’ 개최
민주주의-선거 주제 진지한 소통… 남녀노소 즐길 체험 행사도 풍성

10월 25∼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정치축제가 열렸다. 유권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고 참여해 소통하고 즐기는 이색적인 민주주의 어울림 한마당을 벌인 것이다. 참여의 제한도, 내용과 형식의 제한도 없었다. 시쳇말로 프리스타일(free style) 정치문화의 향연이었다. 정치권이 불통과 갈등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척이나 반가운 정치로의 초대였다.

그 주인공은 ‘2019 유권자정치페스티벌’. ‘유권자가 만드는 정치, 유권자가 즐기는 축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 축제에서는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가 주인이었다. 96개의 단체가 참가했고, 82개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모두 유권자들이 자유롭게 기획하고 만든 프로그램들이다. 1만 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참여해 거리낌 없이 정치와 선거를 즐겼다.

팝페라 공연과 역사 인물 뮤지컬로 축제의 문을 연 이번 페스티벌은 이름에 걸맞게 유권자가 주인공이 됐다. 개막 선언부터 개막 종료까지 정치인의 거창한 인사말 대신 유권자들의 플래시몹으로 마무리됐다.

행사가 시작되니 선거연수원 전체가 정치축제의 마당으로 변했다. 실내 곳곳에서는 진지한 정치토론이 끝없이 이어졌고, 실외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들이 펼쳐졌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는 참여한 시민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물론 빼놓을 수 없는 맛있는 먹거리는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더했다.

정책프로그램은 유권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만날 기회를 제공했다. 복지, 청년정책, 여성정치, 통일, 선거제도, 아동, 가족, 장애인, 다문화, 시민교육, 인공지능까지 주제도 다양했다. 토크쇼, 심포지엄, 토론회, 강연회, 발표대회, 토론 배틀 등 형식도 신선하고 재미도 갖추었다. 말 그대로 풍성하다. 진지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광경에서 우리가 찾는 민주주의의 일부를 만난 듯 반갑다.

광장에 마련된 체험마당에서는 가족 참여가 눈에 띄었다.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캘리그래피로 정치 참여를 표현하기도 하고, 선거공약을 직접 만들어도 본다. 선거사진전을 통해 역사를 공부하고, 전통애등에 소망도 적었다. 선거를 주제로 한 마술 쇼와 드론을 이용한 투표 체험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축제 기간 내내 신나고 즐거운 문화공연도 끊이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꾸미는 ‘10월의 어느 멋진 음악회’와 통일기원 북한예술단 공연, 금품선거 예방을 주제로 한 마당극 ‘新 심청전’과 중고등학생의 오케스트라 공연도 참가한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듬뿍 받았다. 행사장 한편을 채우고 있던 푸드존은 노숙자 지원단체에서 준비해 수익금을 좋은 곳에 사용한다고 하니 페스티벌의 의미가 더 따듯하게 와닿았다.

아이와 함께 참여했다는 김지영씨는 “아이에게 교과서로 가르치는 공부가 아니라 현장에서 쉽고 재밌게 느끼게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시간이어서 매우 행복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꼭 다시 참석하고 싶다고 했다. 대학생 박성진군은 “답답했던 청년 문제를 속 시원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다양한 청년정책들을 듣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실제 정치에서도 이런 소통이 잘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선거연수원 김주헌 원장은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정치소통을 실천하는 성숙한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더 많은 유권자들이 페스티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선거연수원이소리 없는 그림자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2019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은 축제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함께 감상하며 그 막을 내렸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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