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지금이 더 다양화·특성화 교육이 절실한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5일 2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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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처음 도입된 2002년보다 지금이 더 다양화·특성화 교육이 절실한 때입니다. 자사고 없애고 모두 평준화로 가면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겠습니다.”

전북 자사고인 상산고의 홍성대 이사장은 25일 정부의 ‘2025년 자사고 등 일괄 폐지’ 방침 발표를 듣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모든 고교(과학고, 영재학교 제외)가 일반고가 되면 다양한 인재 양성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홍 이사장은 “자사고는 1999년 김영삼 정부 때 처음 안이 만들어지고 2002년 도입돼 8년간 시범운영하다 2010년 법제화됐다. 우리나라 어디에도 시범운영을 이렇게 오래하고, 공청회도 많이 한 제도는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폐지를 결정해버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자사고들은 정부가 일반고로의 전환을 강행하면 손해배상 소송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장은 “올해 커트라인을 높이는 방식으로 재지정 평가를 어렵게 했는데 10곳(서울 8곳, 경기 1곳, 부산 1곳)이 지정 취소 위기에 처했다가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지위를 유지하니까 정부가 불만족한 것”이라며 “그동안 자사고 제도가 유지될 것으로 믿고 투자해온 데 대한 손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고, 국제고는 절반 정도가 공립이라 발언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정부 방침에 반발했다. 지방의 한 외고 교장은 “미래 교육을 내다봐야 하는 때인데 포퓰리즘에 의해 일괄 폐지한다니 국가 미래의 손실”이라고 비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
강동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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