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감시자 넘어 해결책 제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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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 본스타인 공동대표 방한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보도에 시민들이 느끼는 분노만으로는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지식도 있어야 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의 데이비드 본스타인 공동대표(45·사진)는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란 취재 대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대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하는 보도를 말한다.

캐나다 출신으로 현재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본스타인 대표는 티나 로젠버그 NYT 기자와 2013년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2010년 두 사람이 NYT에 구체적인 사회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한 칼럼 ‘고치기(Fixes)’를 함께 연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언론의 감시자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회가 나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해결책이 승자와 패자를 가르거나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한 가지 사회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법의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스타인 대표는 때로 언론 보도가 ‘의사 진료의 나쁜 예’와 같을 때가 있다고 비유했다. 어디가 아픈지만 얘기하고 치료 방법은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점을 찾아내는 탐사보도에서 더 나아가 대안까지 제시할 때 사회에 미치는 효과는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이념갈등 문제에 대해 본스타인 대표는 먼저 ‘좋은 사례’를 쌓아 나가길 주문했다.

“미국도 어느 때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이 팽팽하지만 주정부에서는 이념 갈등을 극복한 사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도 작은 규모라도 지방 단위에서부터 이런 갈등을 잘 해소한 사례를 발굴해 분석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적용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이 단체는 사회 문제를 해결한 7500여 개의 모범사례 기사를 통해 솔루션 저널리즘을 위한 ‘툴킷(취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기자들을 교육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여러 기자 단체들이 교육을 받았고 교류 국가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에서는 탐사보도와 솔루션 저널리즘을 결합한 저널리즘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본스타인 대표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25일 열리는 ‘경기 뉴미디어 페스티벌’에서 ‘저널리즘을 뛰어넘는 뉴미디어 솔루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본스타인 공동대표#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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