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굿즈①] BTS 팝업스토어 ‘희귀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6시 57분


BTS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스포츠동아DB
BTS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스포츠동아DB
■ 빅히트엔터의 굿즈

휜 봉투 ‘웰컴 킷’ 받고 선착순 입장
품목만 116개…1인당 3개가 한도

‘아이돌 굿즈’(MD상품)가 단순한 팬 놀이를 넘어 케이팝 문화로 자리 잡았다. 과거엔 그저 아이돌의 팬심에 기대 무분별한 상품을 내놓아 ‘팬 지갑털이용’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품의 질이나 활용도 등을 높여 팬들의 합리적 소비를 이끌어낸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아이돌 굿즈 시장도 1000억∼1300억 원(2018년 업계 추정치)대로 커졌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반기 굿즈 매출액은 지난해 총 매출 규모와 맞먹는 2142억 원에 달한다. 이들에 앞서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이미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빅히트 역시 최근 공연장에서만 임시로 운영되던 팝업 스토어를 최근 서울 강남에 세웠다. 각 기획사는 소속 스타들의 이름을 내건 상품을 상표 출원해가며 굿즈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스포츠동아가 그 현장을 찾아갔다.

24일 오전 9시5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대로의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BTS’ 앞에서 100여 명의 팬들이 문이 열리는 10시만 기다리고 있다. 카페와 음식점이 밀접한 지역이어서 주위 매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인근에선 100∼200여 명씩 무리를 지어 200∼300m 간격으로 떨어져 대기하는 이들도 500∼600여 명에 달했다. 정각 10시. 진행요원이 나눠주는 ‘웰컴 킷’을 들고 정해진 인원에 따라 입장한다. 흰색 투명봉투의 웰컴 킷에는 핑크색 슬랩 밴드와 굿즈를 주문할 수 있는 카탈로그, 몽당 연필이 한 자루 들어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 지하 1층(메인쇼룸)이 첫 목적지다.

BTS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스포츠동아DB
BTS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스포츠동아DB

● “최저 3000원∼최고 25만9000원”

가장 기본적인 굿즈인 포토카드와 스티커부터 가방, 문구용품, 초콜릿, 쿠키, 머그컵, 인형, 양말, 가방, 후드티 등 종류도 다양하다. 무려 116개 품목에 이른다. 새벽부터 기다린 팬들은 이미 마음속으로 구입 목록을 써뒀다. 18일 처음 문을 연 뒤 5일째인 이날 벌써 동이 난 상품도 있다. 7000원과 9000원짜리 스티커 세트다.

팬들이 가장 많이 사는 상품은 1만6000원짜리 에어팟 케이스. 시판 중인 에어팟 케이스에 가격 차이도 없고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DNA’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다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품목별로 1인당 최대 3개까지만 살 수 있다. 티셔츠는 사이즈별 최대 3벌이 구매 한도다.

가장 저렴한 굿즈는 노트(A5사이즈)와 카드로, 3000원. 최고가는 25만9000원의 재킷으로, 방탄소년단의 노래 제목 ‘MIC DROP(마이크드롭)’이 등판에 새겨져 있다. 핑크색 재킷(16만9000원)과 체크무늬 셔츠(12만9000원), 후드티(8만9000원) 니트 카디건(15만9000원) 등 의류가 비교적 고가에 속한다.

BTS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스포츠동아DB
BTS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스포츠동아DB

● “100만 원도 아깝지 않아요!”

어느 하나 겹치는 아이템이 없다. 진열된 116개 상품을 하나씩 모두 사면 총 379만4000원이 든다. 팬들은 100만 원의 거금을 내놓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다. 이날로 두 번째 방문했다는 박주연(대학생·22) 씨는 “첫날에는 경제적 사정을 생각해 일부 품목만 샀다”면서 “며칠 고민하다 당시 못산 걸 사러왔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날아온 라띠 헤네시(19)는 “여기 오기까지 많은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BTS 굿즈를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이 살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를 구입해 친구들에게도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윤석준 공동대표는 “팬들과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커머스 플랫폼(위플리)과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좀 더 좋은 상품 구매 환경을 제공하려 한다”면서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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