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세계인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DMZ 평화의 길 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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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2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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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2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2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 의지를 거듭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후 3시20분쯤부터 청와대 본관 2층 집현실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정상회담을 1시간10분가량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제안했던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언급하며 “비무장지대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처럼 평화의 길이 돼 세계인이 함께 걷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스페인의 일관된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에 펠리페 6세 국왕은 문 대통령의 의지를 적극 지지한다며 “DMZ에서 적대관계 종식으로 그곳이 진정한 ‘세계 평화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대통령의 모든 노력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라며 “여러 어려움들이 따르겠지만 한반도 평화는 이미 세계적 문제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분단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양 정상은 Δ제3국 공동진출 Δ4차산업혁명·정보통신기술의 협력 Δ문화관광산업 발전 Δ한반도 평화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3국 공동 진출과 관련해 “스페인은 중남미와 유럽, 북아프리카로 향하는 관문이며, 한국은 동북아시장의 허브인 만큼 양국의 지정학적 장점을 경제협력에 활용해 윈-윈(win-win)의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했고, 펠리페 6세 국왕은 “향후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도 한국과 손잡고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양 정상은 향후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협력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양국 모두 우수한 ICT 기술력과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같은 5G 기반 핵심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스페인은 산업연결 4.0 정책을 통해 산업의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한국도 미래차·시스템 반도체·바이오 헬스 같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라며 “자율 주행차, 스마트 시티와 같은 5G 핵심 서비스 분야에서 서로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양 정상은 오후 7시쯤 영빈관으로 이동해 국빈만찬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스페인어로 ‘한국 방문을 환영한다’라고 전한 후 한반도 평화를 재차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에도 ‘평화의 길’이 하나로 이어지고 세계인들이 함께 걷게 되길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스페인의 변함없는 지지와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양국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한국인들의 ‘스페인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지난해만 50만명 넘게 스페인을 방문했다며 “한국인들은 스페인을 좋아한다. 스페인 예술을 좋아하고,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는 스페인 모습을 좋아하고, 열정적인 스페인의 축구를 좋아한다”고 했다.

아울러 스페인 문화와 최근 펠리페 6세 국왕 행보를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세계 제2위 관광대국 스페인의 오늘은 인류 정신을 풍요롭게 만들어온 결과다”라며 “스페인 국민들의 상상력과 도전정신은 국왕님의 뛰어난 리더십 아래 산업혁신과 첨단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역동적인 경제 발전과 함께 유럽과 중남미를 아울러 폭넓은 협력을 이끌고 계신 국왕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참석자들을 향해 잔을 들어 ‘살룻’이라는 스페인어로 건배를 제안했다.

이에 펠리페 6세 국왕은 본인의 한국과의 인연을 톺아보면서 지난 1988년 왕세자로서 서울올림픽을 찾았던 추억을 되살렸다.

이어 양국간 교류 역사와 한국의 발전 과정을 짚으면서 향후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우리 정부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함께 했고 기업쪽에선 주한스페인 명예영사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센터장,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센터장 등이 자리했다.

스페인 측에선 조셉 보렐 폰테예스 외교EU협력부 장관를 포함해 마리아 레예스 마로토 이예라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이그나시오 모로 비야시안 주한스페인 대사, 하이메 알폰신 알폰소 왕실 시종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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