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언론에 보답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3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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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독자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브랜드(언론)에 보답합니다.”

9월 23~24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뉴스 미디어 협회(INMA) 컨퍼런스에서 미디어기업 ‘린지어 악셀 스프링거 폴란드’의 마케팅 책임자(CMO) 올가 코로렉은 이렇게 강조했다. 이 회사는 ‘우리는 진실을 선택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운 캠페인을 벌여 온라인 미디어 ‘온넷’의 월 방문자 수를 2000만 명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10년 독일의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 스프링거와 스위스의 미디어그룹 린지어 AG가 투자한 조인트 벤처로 출범했다.

악셀 스프링거 등 유럽과 미국의 수십 개 언론사가 참여한 이번 INMA 컨퍼런스의 핵심 의제는 ‘디지털 구독 수입 확대 방안’이었다. 기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컨퍼런스의 23차례 사례 발표는 독자들을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하게 만들어 △유료 구독자로 등록하게 하고 △소액 결제를 유도한 뒤 △장기적인 유료 회원으로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가운데 핀란드의 최대 신문 ‘헬싱긴 사노마트’의 CMO 비라 시보넨은 린지어 악셀 스프링거 폴란드의 CMO 올가 코로첵과 마찬가지로 ‘신문 브랜드에 대한 독자들의 호감’을 강조했다. 브랜드 가치 제고가 온라인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었다.

비라 시보넨은 그 사례로 헬싱긴 사노마트가 지난해 7월 벌인 캠페인 ‘자유 언론의 땅’을 소개했다. 당시 헬싱긴 사노마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헬싱키 시내 광고판 300개에 두 대통령의 언론 억압을 비판하는 영어와 러시아어 문구를 내걸었다. 헬싱긴 사노마트는 정상회담이 열린 시청과 헬싱키 공항을 잇는 3개의 대로변 광고판을 집중 임대했다. 문구의 내용은 ‘미스터 프레지던트, 자유 언론의 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디어를 시민의 적이라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뉴욕 타임스를 공격한다’ 등이었다. 헬싱긴 사노마트가 실제 신문 헤드라인으로 썼던 문구들이었다.

비라 시보넨에 따르면 이 캠페인 이후 헬싱긴 사노마트의 브랜드 지수가 33% 상승했다. 신규 구독자는 18% 증가했으며, 매출은 10% 올랐다. 비라 시보넨은 “캠페인의 영향으로 광고주들이 헬싱긴 사노마트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보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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