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물이 차올랐던 제주 만장굴 이유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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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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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제주 만장굴 벽면에서 빗물이 유출되고 있다.(제주도 제공) /© 뉴스1
세계자연유산 제주 만장굴 벽면에서 빗물이 유출되고 있다.(제주도 제공) /© 뉴스1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만장굴 내부로 빗물이 유입되는 원인이 밝혀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은 만장굴과 용천동굴 내 빗물 유출현상을 조사한 결과 제주도 지하의 독특한 빗물 흐름 특성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용암층의 틈새(쪼개진 절리면)로 스며든 빗물은 지하의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점토질 고토양층에서 모이면서, 그 위를 따라 흘러 마치 하천처럼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 용암층 단면과 지하수 흐름 모식도. 적색 부분이 붙투성의 점토질 고토양층이다.(제주도 제공) © 뉴스1
제주 용암층 단면과 지하수 흐름 모식도. 적색 부분이 붙투성의 점토질 고토양층이다.(제주도 제공) © 뉴스1
이번 조사는 최근 제주지역에 많은 비를 내렸던 태풍 타파와 미탁이 내습한 직후 한라산연구부에서 직접 수행했다.

조사 결과 동굴 내로 유입되는 빗물은 동굴천정에서 떨어지는 천정낙하수와 동굴벽면의 틈으로 흘러드는 벽면유출수로 구분됐다.

천정낙하수와 벽면유출수 모두 집중호우 후 이틀 이내에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동굴 바닥에 차올랐던 물도 하루 이내에는 그 수위가 낮아져 보행이 가능해졌다.

세계유산본부는 벽면유출수가 동굴의 특정 구간에서 한쪽 벽면에서만 대량으로 흘러들거나 혹은 뿜어져 나오는 현상에 주목했다.

만장굴의 경우 동굴입구에서 용암석주 방향으로 180~220m 구간 2곳, 480~770m 구간 12곳에서 동굴의 왼쪽 벽면에서 다량의 빗물 유출이 확인됐다.

용천동굴은 동굴입구에서 용천호수 방향으로 610m 지점 1곳과 1030~1070m 구간 4곳에서 다량의 벽면유출수가 관찰됐다.

이 구간을 집중 조사한 결과 만장굴과 용천동굴 모두 벽면에 붉은 색의 고토양층이 관찰됐으며 고토양층 윗면을 따라 다량의 유출수가 흘러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현상은 지하로 스며든 빗물이 지하의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따라 흘러나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라산연구부에서는 고토양과 빗물 흐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용천동굴 주변 시추코어 자료를 분석해 지하의 고토양층 분포특성을 파악했다.

고토양층은 용천동굴 주변의 지하 8~11m에 분포하고 있다.

결국 용암층의 틈새로 스며든 빗물은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만나, 그 위를 따라 흘러가다 동굴 내부 벽면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자체의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더불어 제주도 지하로 흘러드는 빗물의 흐름 특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수문지질학적 가치도 지니고 있음을 새롭게 각인시킨 연구 결과다”며 “현재 진행중인 ‘제주도 천연동굴 보전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사업과 연계해 빗물의 유입량, 흐름속도 및 패턴 등 정량적 연구에서도 성과를 도출해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간 70만~80만명이 찾는 세계자연유산 만장굴은 집중호우 때 동굴내부에 물이 차올라 관람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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