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시설 싹 들어내”…현대아산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3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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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강원도 고성 GP에서 북한 금강산 비로봉과 외금강산 자락이 보인다. 2019.2.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3일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강원도 고성 GP에서 북한 금강산 비로봉과 외금강산 자락이 보인다. 2019.2.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10여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남측의 시설을 철거하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은 말을 아끼면서도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 남측과 금강산 관광을 진행한 것에 대해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라”며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금강산 관광에서 남측을 배제하고 북한 독자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남북의 금강산 관광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에는 악재다. 현대아산은 5597억원을 투자해 금강산 사업 관련 해금강-원산지역 관광지구 토지 이용에 대한 50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 2268억원 상당의 유형자산이 있다.

현대아산은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현대아산은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남북 관계 같은 정치적 문제에 대해 따로 언급을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측도 “경제단체 입장에서 고도의 정치적 문제에 대한 견해를 당장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 사업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진 만큼 앞으로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이 불투명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 현대그룹은 관련 상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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