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내년 3월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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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0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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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권부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내년 3월 교체할 것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FT는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베이징은 람 장관이 독단적으로 송환법을 추진하다 현재의 상황을 맞았으며, 위기 대응 능력도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경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 경질 이유는? : 베이징 권부는 람 장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송환법을 중국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다 위기를 자초했다. 홍콩인들은 송환법이 제정되면 민주인사도 중국에 끌려갈 수 있다며 이에 결렬히 반대하고 있다.

시위 이후에도 람 장관은 수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시위 초기에 시위의 기세를 누그러트릴 수도 있었으나 강공책으로 일관, 오히려 시위를 키웠다.

그는 특히 10월 4일 복면금지법을 제정해 시위를 더욱 격화시켰다. 복면금지법 시행 이후 홍콩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 방화를 하는 등 폭도화하고 있다.

람 장관은 올해 입법회(국회)의 시정연설을 거부당하는 등 이미 리더십을 상실한 상태다.

◇ 왜 3월 인가? : 내년 3월 경질하는 것은 일단 지금 당장 경질하면 시위대에 밀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중국의 국회격인 전인대(전국인민대표자대회)가 소집되면 경질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행정장관은 전인대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람 장관은 이미 지난 7월 베이징에 사임의사를 밝혔으나 베이징은 시위대에 밀려 람 장관을 해임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탕 전 재무장관. SCMP 갈무리
헨리 탕 전 재무장관. SCMP 갈무리
◇ 후임은? : 현재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2명이다. 헨리 탕 전 재무장관과 노먼 찬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장이다.

탕 전 재무장관은 재벌의 후예로, 홍콩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홍콩을 와인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와인에 대한 관세를 폐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2년 홍콩 행정장관에 도전했으나 자택에 56평 정도의 지하실을 불법으로 지은 사실이 드러나 실패했다. 당시 홍콩인들은 그가 지하실을 와인 저장고로 이용하기 위해 해당 시설을 만들었다고 입방아를 찧었다. 그는 다양한 와인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베이징은 탕 전 재무장관을 가장 선호화고 있다. 아버지가 유명한 섬유 재벌이어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노먼 찬 전금융통화위 위원장. SCMP 갈무리
노먼 찬 전금융통화위 위원장. SCMP 갈무리
노먼 찬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장은 홍콩 페그제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76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90년대에 금융통화위원회를 창설하고 홍콩달러를 US달러에 묶은(페그) 장본인이다. 이후 홍콩달러는 안정적으로 거래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2005년 잠시 민간 기업인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에 근무했다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그는 2009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올해 9월 퇴임하기 전까지 금통위 위원장을 맡았다. 홍콩의 중앙은행장을 오랫동안 맡은 것이다.

그는 위안화의 국제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후임 행정장관에 임명되면 캐리 람 행정장관의 잔여 임기인 2022년까지 홍콩 행정장관직을 수행하게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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