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패러디’ 윤동현씨 “한·일 갈등 속 소통 더 절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2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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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대화로 이해 폭 넓혀야…취지 비해 거친 표현은 유감"

“한·일 양국 관계가 어려울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소통을 통한 상호이해입니다.”

위안부 폄하 논란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유니클로 광고에 맞서 패러디 영상을 제작,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89) 할머니와 함께 ‘결코 잊혀지지 않는 아픔’을 외친 전남대 사학과 4학년생 윤동현(25)씨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씨의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다음날인 지난 20일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의 송출을 중단했다.

윤씨는 22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양국은 결국 화해하고 화합해야할 이웃국가 사이다”면서 “우리 입장에서 도저히 수용 못하는 주장을 하는 일본인들에 대해 무조건 기분 나빠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화를 하다보면 일본인의 의식, 사고방식이 형성된 배경과 맥락이 보인다”면서 “극우 정치와 폐쇄적 문화, 편파적 역사교육 등 잘못된 구조적 문제를 비판해야 한다. 우리가 비판해야할 대상은 결코 일본인 개개인이 아니다”고 윤씨는 말했다.

이어 “직접 만나 이야기하며 서로 이해 폭을 넓혀야 한다”면서 “소통없이 서로 비난만 하다보니, 이제는 역사적 사실보다 각자의 ‘믿음’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 각자 믿고 싶은대로 믿고, 보고 싶은대로 보는 거다. 역사적 관점이 엇갈릴수록 대화로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에 대해 “일본인을 조롱하거나 한·일 관계의 갈등에 불씨를 당길 의도는 없었다”면서 “우리의 한 맺힌 아픔을 일본인들도 뼈저리게 느껴보길 바라는 의도였다”고 취지를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과의 대상은 유니클로, 망언을 일삼은 한 극우 정치인과 그 세력은 절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광주의 숨겨진 역사·문화를 널리 알리자’는 뜻을 모아 과 학우들과 역사콘텐츠 제작동아리 ‘광희’를 결성, 활동하고 있다.

윤씨는 “동아리 경험을 통해 SNS에서 영상물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학교졸업 이후에도 역사콘텐츠를 발굴, 영상으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한·일 청년들이 각자의 생각, 역사관,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씨는 한글날인 이달 9일 일본 욱일기가 나치 독일의 전범기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라는 뜻을 담아 카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후원을 받아 일본 도야마·나고야·오사카·교토 등지의 항일 유적지·강제징용 현장을 둘러보고 왔다. 탐방 이후 윤씨는 39분36초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직접 제작했다.

윤씨가 직접 감독을 맡아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사회는 오는 25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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