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확정’ 광주가 준비하는 2020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2일 05시 30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3번 강등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처절하게 깔려 있습니다.”

K리그1 승격을 조기 확정지은 광주FC는 그리 들뜬 모습이 아니었다. 승격의 기쁨에 취하는 순간, 강등의 그림자가 다가올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창단한 광주는 강등과 승격의 역사를 반복했다. 2012년 2부리그로 떨어진 뒤 2014년 1부리그로 다시 올라왔지만, 3년 후 재강등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박진섭 감독의 지도 아래 똘똘 뭉친 광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고, 결국 20일 종료된 33라운드를 끝으로 1부리그 재승격을 확정지었다.

3년 만에 1부리그를 다시 밟는 광주는 지난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선결 과제는 역시 예산 확보다.

광주의 승격이 확정되면서 현재 시와 시의회 안팎으로 구단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지자체의 최종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광주 관계자는 21일 전화통화에서 “현재 1년 구단 예산으로 70~80억 원을 쓰고 있는데 이는 1부리그 기준으로 하위권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선 선수단 인건비를 늘려 좋은 자원들을 많이 영입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구단과 광주시가 어떻게 새 청사진을 그리느냐가 중요하다. 대구FC의 사례를 봐도 지자체의 결단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물론 장밋빛 미래도 함께 그려 나간다. 광주는 내년부터 안락한 새 전용구장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현재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 바로 옆에 자리한 전용구장은 6000~7000석 규모로 선수와 팬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전용구장 옆에는 연습구장도 마련돼 훈련을 위해 목포축구센터를 오가던 원정 생활도 끝내게 된다. 1부리그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광주 관계자는 “구단 안팎에서 기업으로의 매각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곧바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 지금으로선 구단 자체적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 모두 이번 호기를 놓쳐선 안 된다는 뜻을 공유하고 있다. 광주는 최근 관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이면 창단 10주년도 맞는다. 재승격 목표를 이룬 만큼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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