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탈북 母子 사망 3개월 만에 성명 발표 “안타까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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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1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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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7월 31일 임대아파트에서 아사한 탈북민 모자를 추모하는 노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9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7월 31일 임대아파트에서 아사한 탈북민 모자를 추모하는 노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탈북 모자 아사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탈주민 모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국가와 사회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모자가 사망한 지 약 3개월 만에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인권위는 이날 최영애 위원장 명의로 낸 성명에서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제도 및 사회안전망 시스템에도, 지난 7월 말 발생한 북한이탈주민 모자 사망사건은 생존에 필요한 관련 지원을 적절히 받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되다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북한이탈주민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제도는 물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긴급복지지원제도,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 등이 실효적으로 작동되지 아니하고 여전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일부에서 정착초기에 집중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와 같은 조치들이 위기에 처해 있는 북한이탈주민 등의 실질적 생활보호와 연결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지원제도와 취약계층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며 “제도적 미비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 실태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7월 31일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북한이탈주민 한 모 씨(41)와 아들 김 모 군(6)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집 안에 먹을 것이 거의 없어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의 출신과 사망 배경이 조명됐고 사회적으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안전망을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또 광화문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지고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사회 각계에서 대책 마련 촉구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성명과 관련해 인권위 관계자는 “통일부에서 보호기간 연장조치를 하는 등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에 대한 환영의 개념이다”라며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좀 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서 성명을 냈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는) 독립 기구이기 때문에 정무적이거나 정치적인 것은 없다. 준국제기구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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