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간부끼리 면접 품앗이·시험지 유출 의혹”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1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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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장·총무과장, 상대 자녀 채용 때 면접 참여해 최고점"

전남대학교병원 고위 관리자의 아들이 ‘아빠·삼촌 찬스’로 채용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1일 간부 두명이 자녀들을 채용시키기 위해 상대의 면접관으로 참여했다는 ‘품앗이 면접’과 ‘시험지를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의혹이 또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1일 열린 국정감사를 통해 “전남대병원 A총무과장은 지난해 B사무국장의 아들이 지원했을 당시 면접관으로 참여해 최고점 98점을 줬다”며 “사무국장의 아들은 전남대병원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A총무과장의 아들이 지원했을 때는 B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똑같이 98점을 줬고 1등으로 합격했다”며 “A총무과장과 B사무국장이 자녀 취업비리에 콤비플레이를 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총무과장과 B사무국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기획예산과, 2014년·2015년에도 화순전남대병원 사무국장과 경리팀장으로 5년2개월 동안 함께 일했다”며 “총무과장이 직속상관인 사무국장 아들의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것은 황당한 ‘품앗이 채용비리’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B사무국장은 아들 채용비리가 적발된 뒤에도 올해 3월부터 시험관리위원으로 4번, 면접위원으로 3번, 서류전형위원으로 2번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와함께 전남대병원이 시험지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영어의 경우 두명의 교수가 40문제씩 출제해 총 80문제이며 총무과 직원이 프린트해서 고사장으로 전달을 한다”며 “이 과정에서 채용비리 당사자인 B사무국장 아들이 봤던 영어 시험은 중학교 3학년 참고서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제 과정에서 ‘어느 참고서를 봐라’ 정도의 간단한 귀띔만 있어도 사실상 시험지 유출 효과를 거뒀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B사무국장의 아들과 여자친구는 모 과 교수가 출제한 문제는 모두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 “B사무국장은 노조와의 공식 회의자리에서 ‘전남대병원에 오려면 영어공부만 해라. 학교성적 중간만 해도 된다’고 발언했고 시험지가 채용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사무국장과 총무과장의 지휘관계인 총무과에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전남대병원은 총체적으로 채용비리가 드러났음에도 교육부는 물감사,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며 “채용비리를 막을 수 있도록 검찰에 수사 의뢰, 또는 고발조치 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이삼용 전남대 병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병원장의 무능과 무책임이 전남대병원을 채용비리와 온갖 불공정의 소굴로 만들고 있고 청년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노조에서 이미 고발조치를 해 교육부는 따로 하지 않았다”며 “면접 품앗이 의혹은 고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따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나중에 보고를 받아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사무국장은 결재만 하고 면접에는 들어가지 않고 있다”며 “경찰과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면 징계 처분할 계획이다”고 답변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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