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야당 반발로 이틀째 파행…행정장관 답변 중 “히틀러”고함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7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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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장관, 야당 의원 항의로 3개 문제만 답변

3개월 만에 개원한 홍콩 입법회가 범민주파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이틀째 파행됐다.

17일 홍콩 01,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이날 입법회에서 시정연설과 연관된 질의문답회의를 주최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3개 질의에만 답변하고 끝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날 회의는 10시30분(현지시간)에 시작돼 12시에 끝나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회의는 2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람 장관이 발언하기에 앞서 민주당 소속 로이 퀑 의원은 범죄인 인도법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지난달 22일 숨진채 발견된 15세 소녀를 언급하면서 “시위로 희생된 사람들은 위해 묵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레이먼드 찬 민주당 의원은 람 장관을 향해 “당신은 홍콩의 히틀러, 당신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다”고 맹비난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플래카드나 피켓을 들고 항의했고, 람 장관에게 조화를 건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0명의 야당 의원이 강제 퇴장을 당했다.

혼란 속에서 앤드루 렁 입법회 의장은 12시께 휴회를 선언했고, 람 장관은 의원들의 야유와 비난 속에서 의사당을 빠져나갔다.

앞서 전날 입법회는 3개월만에 개원했지만, 약 20분만에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이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람 장관의 시정 연설을 막았다.

결국 람 장관은 답변을 포기하고 의사당을 떠났다. 대신 오전 12시 15분부터 TV를 통해 람 장관의 녹화된 시정연설이 방영됐다.

람 장관은 자신의 세 번째 시정연설에서 민심을 달래기 위한 계획을 밝혔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홍콩대학교 부설연구소인 민의연구계획(民意研究計劃))이 진행한 시정 연설 관련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65%가 람 장관의 시정연설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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