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날두’ 앞에 서는 21세 ‘북날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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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15일 북한전 세계적 관심 속 유벤투스와 계약한 북 한광성 주목
3부서 뛰며 1군 진입 가능성 점검… 레바논전 2골 정일관과 투톱 예상
손흥민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스타 손흥민(27·토트넘)이 북한 땅을 밟는다. 북한은 손흥민의 대항마로 한광성(21·유벤투스)을 내세운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의 관전 포인트로 유럽 무대를 누비는 손흥민과 한광성의 대결을 꼽았다.

지난 시즌 20골을 터뜨린 ‘슈퍼 소니’ 손흥민은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으로 이끌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다.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유럽 무대 통산 119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8000만 유로(약 1046억 원)에 달한다.

한광성은 ‘북한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유망주다. 2017년 3월 이탈리아에 진출한 한광성은 칼리아리(1부), 페루자(2부) 등에서 51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었다. 그는 지난달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으로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인 유벤투스와 계약했다. 국내 축구팬들이 한광성을 ‘북날두(북한 호날두)’라고 부른다. 현재 한광성은 유벤투스 23세 이하 팀 소속으로 3부 리그 격인 세리에C에서 뛰면서 1군 진입 가능성을 점검받고 있다. 한광성의 예상 이적료는 400만 유로(약 52억 원)로 추정된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남자 축구 남북전에서 손흥민은 최전방 혹은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PL 인기 스타의 방북은 해외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CNA는 “북한 핵무기에 대한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손흥민과 한국 대표팀이 김일성경기장의 잔디를 밟는다”고 보도했다. 이 경기는 한국 응원단 및 취재진의 방북이 좌절돼 북한 관중 5만 명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 치러진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 한국이 북한(113위)에 앞선다. 남자 대표팀 간 역대 전적은 7승 8무 1패로 한국의 우위. 하지만 북한이 김일성경기장에서 14년째 무패 10승 2무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주장 손흥민은 “특정 선수(한광성)와의 대결을 신경 쓰기보다는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광성은 북한 정일관(27)과 투톱 공격수로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기본기가 좋은 한광성이 한국 수비들을 분산시키고 정일관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왼발 킥력이 좋고 돌파에 능한 정일관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일관은 지난달 5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차 예선 1차전에서 2골을 터뜨려 2-0 승리를 주도했다.

북한 축구대표팀 출신으로 K리그 부산, 수원 등에서 뛰었던 안영학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북한 팬들이 김일성경기장에서 거대한 함성을 내뿜을 것이다. 상대가 한국인 동시에 월드컵 예선이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손흥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평양 원정은 한국 대표팀의 2차 예선 최대 고비로 여겨진다. 현재 한국(1위·골득실 +10)은 북한(2위·골득실 +3)과 승점 6(2승)으로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에는 각 조 1위가 직행하고, 2위 가운데 성적 상위 4개 팀이 참가한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북한은 거칠고 과감한 팀이다. 역습도 빠르고 날카롭다. 하지만 우리가 충분히 공략할 틈이 있는 만큼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살려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북한전#한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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