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조사 받던 정경심, 중단 요청해 귀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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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사퇴]조국 사퇴 직후… 조서 열람도 안해
페북에 “고통도 짧다” 박노해 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소식이 알려진 14일 오후 2시경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조사실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자녀의 부정입학 관련 조사를 마무리한 정 교수는 이날 사모펀드 의혹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정 교수는 갑자기 검사에게 조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검찰과의 문답 내용을 살피는 조서 열람도 생략한 채 오후 3시 15분경 조기 귀가했다. 정 교수가 귀가하고, 약 15분 뒤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청사를 떠났다.

정 교수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다섯 번째로 검찰에 나왔지만 조 전 장관의 사퇴라는 돌발 변수에 5시간 45분 만에 조기 귀가한 것이다. 정 교수가 조서를 읽지 않고 귀가한 것은 3일 “몸이 아프다”며 조사를 중단한 첫 조사 이후 11일 만이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정 교수조차 남편의 사퇴 소식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조사 후 서울의 한 병원으로 향한 정 교수는 오후 9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 “지옥의 고통도 짧다”는 구절이 담긴 박노해 시인의 시(‘동그란 길로 가다’)를 올렸다. 정 교수는 시 앞뒤로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 ‘감사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정 교수는 3일과 5일, 8일, 12일에 이어 이날까지 총 50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이 중 조서 열람에만 25시간 넘게 할애하면서 ‘마라톤 조서 열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곧바로 정 교수에게 추후 출석을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인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모 씨,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총괄대표인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 씨 등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해 이를 토대로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정 교수에게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사퇴와 상관없이 정 교수에 대한 추가 조사를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조국 법무부장관#사퇴#정경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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