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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의 2019~2020시즌 V리그 프리뷰⑨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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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의 2019~2020시즌 V리그 프리뷰⑨ 흥국생명

김종건 기자 입력 2019-10-15 05:30수정 2019-10-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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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2019∼2020시즌 통합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3시즌 동안 우승과 최하위를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던 흥국생명은 더 단단해졌다. 신구조화와 안정된 팀 밸런스를 앞세워 새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시즌 개막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흥국생명 선수단. 사진제공|흥국생명 배구단

흥국생명은 지난 3시즌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리그 우승~리그 최하위~통합우승 등 쉽게 경험하기 힘든 과정을 겪었다. 최하위 시즌은 고통스러웠지만 혜택도 받았다. 신인드래프트에서 팀이 가장 필요했던 이주아를 전체 1순위로 뽑았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도 톰시아를 잡았다. FA시장에서 선수보강도 짭짤하게 했다. 현대건설에서 베테랑 김세영을, IBK기업은행에서 김미연을 데려왔다. 에이스 이재영의 부담을 덜어줄 카드를 확보하고 공수 밸런스를 잘 맞춘 덕분에 결국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박미희 감독은 꼴찌에서 우승까지의 대반전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더 단호해졌다.

흥국생명 루시아. 사진제공|흥국생명 배구단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반전의 결정

디펜딩 챔피언으로 새 시즌에 들어간 흥국생명은 핸디캡을 받았다. 필요했던 포지션의 신인보강은 실패했다. 기존 선수 가운데 공윤희는 팀을 떠났다. 우승의 주역 톰시아도 일본행을 택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최하위 순번이었다. FA시장은 처음부터 뛰어들지 않았다. 수성을 위해서는 지난 시즌 우승멤버를 더욱 성장시키고 조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은 당연했다.

아쉽게도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할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떨어졌다. 파스쿠치는 홍천에서 벌어진 도로공사와의 시범경기, GS칼텍스와의 연습경기에서 한계를 보였다. 자신감을 잃었다. 결단이 필요했다. 추석 연휴 직전에 최종결심을 했다. 부랴부랴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찾았다. 위기에서 흥국생명은 극적인 반전기회를 잡았다. 다행히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루시아가 남아 있었다.


이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 팀이 가장 필요한 높이와 파괴력은 물론 높은 배구센스에 경험까지 갖춘 선수가 넝쿨째 굴러들어왔다. 11일 인삼공사와의 연습경기에 첫 출전한 루시아는 긴장한 모습이었다. 팀에 합류한 지 사흘째.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최소한 톰시아보다는 빠르고 타점도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루시아의 가세로 흥국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어느 감독은 “중위권으로 봤던 팀이 우승후보가 됐다. 현재 최강이다”고 털어놓았다. V리그를 대표하는 이재영이 정점에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강력한 펀치를 추가한 흥국생명은 모든 팀이 두려워할 다양한 공격옵션과 파워를 갖췄다. 박미희 감독은 이번 시즌 파워배구·공격배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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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배구·공격배구가 가능해진 선수들의 성장

흥국생명은 순천 KOVO컵 준결승에서 현대건설에 2-3으로 패했다. 이재영과 김해란, 외국인선수 등이 빠진 가운데 거둔 결과다. 당초 선수구성이 부족해 “창피는 당하지 말자. 한 경기만 이기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선수들 스스로도 놀랄 만큼의 성적을 냈다. 그때서야 선수들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신들의 기량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제는 팀에 자신감이 보인다.

흥국생명 김미연. 사진제공|흥국생명 배구단

특히 김미연의 성장이 빛났다. 이전부터 공격능력은 좋았지만 외국인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팀의 주포노릇을 충분히 할 정도까지 업그레이드됐다. 이한비도 조커역할을 할 정도는 충분히 됐다. 두 사람의 파이프공격은 위협적이었다. 프로 2년차 이주아는 훨씬 여유가 넘쳤다. 비록 감독에게는 가장 많이 혼나는 선수지만 이동공격은 더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상대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김세영 김나희 등과 함께 높이와 스피드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새로운 공격옵션이 많아졌다.

흥국생명 이재영. 사진제공|흥국생명 배구단

대표팀 차출이 많지만 이재영의 존재는 상대팀이 흥국생명을 두렵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현재 가장 압도적인 기량과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을 자랑한다. 예전 김연경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선수들이 같은 팀에서 뛰기를 원한다. 프로 입단 이후 6시즌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계속 강행군을 해왔다. 몸 상태는 걱정되지만 오직 배구만 생각하고 한 눈을 팔지 않는 열정 덕분에 아직은 건강하다. 이번 시즌도 득점과 리시브 수비에서 에이스 역할을 할 것이다. 루시아와 김미연이 거들어준다면 공격부담은 줄어들고 성공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영은 50%의 공격, 리시브 성공률을 시즌목표로 정했다. 예비 FA선수 이재영은 이번 시즌 개인최고 기록을 많이 작성한 뒤 V리그 역대 최고연봉 기록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흥국생명 김해란(왼쪽)-김세영. 사진제공|흥국생명 배구단

● 언니들의 솔선수범, 흥국생명의 진정한 숨은 힘

흥국생명은 베테랑 김해란이 뒤에서 지켜주고 앞에서 김세영이 중심을 잡아주는 팀이다. 신구의 조화는 물론이고 공수의 밸런스도 가장 안정적이다. 베테랑의 역할은 코트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박미희 감독은 팀의 중요한 결정을 2명의 베테랑에게 맡긴다. 그만큼 신뢰한다. 언니들은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행동과 솔선수범을 보여준다. 감독은 파워배구를 위해 선수들에게 많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주문했다. 이를 가장 즐겁게 따른 사람이 이재영과 김세영이었다. 김해란은 무슨 일이건 한 번 하면 제대로 한다. 그래서 후배들이 보고 배운다. 한때 국가대표팀에서의 역할이 없어 고민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월드컵에서 디그부문 1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월드컵에서 이상이 생겼던 어깨도 좋아졌다. 개막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김해란을 도와줄 새로운 리베로는 신연경이다. 빼어난 배구센스를 살려주겠다는 박미희 감독의 배려 덕분에 새 배구인생을 시작한다. 순천 KOVO컵 때보다는 최근 연습경기에서 한결 여유가 보였다.

우승세터 조송화는 박미희 감독으로부터 오버헤드로 공격수에게 연결하라는 숙제를 받았다. 이를 위해서는 발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이재영~김미연~루시아 덕분에 미들 블로커를 포함한 4개의 공격옵션을 가졌다.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다른 팀의 세터와는 달리 급하면 언제든지 사용가능한 이재영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패턴공격도 가능해 행복한 시즌이 예상된다. 그도 3년 전 챔피언결정전 2차전 역전패의 아픔과 지난 시즌 통합우승 등 세터로서 극적인 순간을 많이 겪었다. 그 귀중한 경험이 조송화를 더욱 안정적인 세터로 만들어줬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사진제공|흥국생명 배구단

지난 시즌 여성감독 최초로 프로리그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박미희 감독은 흥국생명 사령탑으로 6번째 시즌이다. 마지막 계약기간이다. 그를 바라보는 구단의 시선은 따뜻하다. 선수단의 신뢰도 높기에 돌발변수만 없다면 재계약이 유력하다. 이 경우 전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이 보유한 7시즌 재임기록을 넘어선다. 물론 그것은 이번 시즌의 성적이 결정한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 3시즌 동안의 롤러코스터를 통해 마음을 많이 단련했다. “우승 다음 시즌 꼴찌를 하면서 최악을 경험했다. 그때의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결코 잊지 않는다. 그 기억이 있기에 지금은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덕분에 그는 상대팀 벤치에게 위압감을 주는 존재가 됐다. 감독의 무게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용인|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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