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샤넬, 홍콩서 발 빼나…“사업 축소 검토”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3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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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넘게 이어지는 시위에 명품 브랜드들이 빠르면 내년 1월부터 홍콩 사업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루이비통 임원의 말을 인용해 “홍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중국 본토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 홍콩은 중국 본토 다른 2~3선 도시나 다름없게 될 것”이라며 홍콩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최근 샤넬도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크루즈쇼를 취소했고, 프라다 역시 420평 규모의 코즈웨이베이 매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명품 브랜드의 홍콩 사업 축소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홍콩이 지난 30년간 명품그룹의 아시아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진 이후에는 중국과 동아시아 시장으로 가는 디딤돌이 됐다.

이에 대해 명품 컨설팅 전문가인 마리오 오텔리는 “홍콩의 명품 판매는 주로 관광객이 주도하고 있고, 특히 중국 본토 관광객이 70%를 차지한다. 특히 각 브랜드들이 홍콩에 대규모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런 혼란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기화하는 시위는 명품 브랜드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루이비통의 모회사 LVMH는 홍콩 시위 영향이 본격화한 7~9월 홍콩 시장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급감했다.

LVMH의 전 세계 매출은 다행히 홍콩 매출 둔화를 다른 시장이 상쇄하면서 선방(전년대비 19% 증가)했다. 하지만 LVMH보다 홍콩 의존도가 훨씬 큰 몽클레어와 티파니, 리치포트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오텔리는 “명품 브랜드들이 단기적으로 폐업하지 않고 몇 달 간 관망세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연말이나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매장별 크기를 줄이거나 폐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의 악명 높은 임대료도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건물주들이 이미 임대료를 내리고 있긴 하지만, 홍콩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는 한 명품 브랜드들의 마음을 돌리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정치적 위기는 명품업계를 넘어 도시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8월 홍콩의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 역시 약 360만명으로 약 40% 감소했다. 이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가 강타했던 2003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이날 홍콩의 레스토랑 약 100개가 장기화는 시위의 여파로 문을 닫았다면서 이는 약 2000명의 고용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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