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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토종 에이스’ 이영하 “감독님, 18승 약속 지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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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토종 에이스’ 이영하 “감독님, 18승 약속 지킬게요”

뉴스1입력 2019-10-13 09:57수정 2019-10-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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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이영하(22)는 올 시즌 팀의 ‘토종 에이스’로 완벽히 입지를 굳혔다. 정규시즌에서 무려 17승을 따내 팀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고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지난해까지 이영하는 야구 실력보다 승부조작 제안을 신고한 선수로 더 유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받은 포상금 5000만원을 모교 후배들과 난치질환을 앓는 환아들을 위해 기부해 ‘바른 청년’이라는 이미지도 얻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16년 두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다. 입단 첫해인 2016년에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에만 힘쓰다 2017년 처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10승3패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 승부조작 신고 이슈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올 시즌 이영하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9경기에 등판해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의 성적을 남긴 것. 다승 공동 2위에 오른 놀라운 활약이었다. 특히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두산의 극적인 역전우승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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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우승의 기쁨도 잠시. 통합우승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이영하를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정규시즌 종료 후 심한 몸살을 앓은 뒤 회복 중이라는 그는 팀 훈련과 불펜 피칭 70구를 소화한 뒤 지친 기색 없이 조곤조곤 말솜씨를 뽐냈다.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더해 스프링캠프 때 김태형 감독과 했던 약속 ‘18승’을 지키는 것이 이영하의 2019년 마지막 목표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체력을 다 쏟아부었던 것을 충전하고 있다. 운동도 하고 많이 먹고 많이 쉬었다. 체중이 많이 빠져서 무리하긴 했구나 싶었다. 던질 때는 힘든 줄 몰랐는데 체중에서 티가 나더라. 7㎏ 빠졌다가 지금은 예전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다른 팀들의 가을야구는 챙겨보고 있는지.

▶다 보고 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좋아진 것 외에는 정규시즌과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큰 경기에서는 투수가 더 유리한 것 같지만 타자들이 더 집중력 갖고 나오기 때문에 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막판 구원승을 보태 17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놀라운 성적을 거뒀는데 돌아보면 어떤가.

▶운이 좋았다. 만족스러운 경기도 있지만 아쉬운 경기가 더 많이 생각난다. 몇 경기만 아니었으면 더 좋은 성적이었을텐데라는 생각.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경기들이 좀 아쉽다.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2차전 완투승, LG 트윈스전과 NC 다이노스전에서 불펜 등판으로 구원승을 따낸 것이 팀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팀에 도움이 된 것이니까 기분 좋았다. 스스로 자신감도 붙었다. 벤치에서만 보던, 다른 선수들이 하던 역할을 내가 했구나 하는 마음에 보람도 느꼈다. 힘들게 운동했던 것들을 보상받는 것 같기도 하다.

-동료들한테도 칭찬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형들이 예뻐해주던가.

▶좀 더 믿어주는 것 같다.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더 힘내라는 말도 해준다. 그런 부분에서 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친한 형들은 ‘17승 했냐’라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놀린다.

-리그 전체에서 인지도도 많이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투수로서 활약상보다 승부조작 제안을 신고한 것으로 더 유명했던 것 같다.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봐 주신다. 팬이라고 해주시는 분들을 계속 만나다보면 자존감도 많이 올라가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팬서비스를 잘 하는 선수로도 유명하더라.

▶당연히 해야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장에 팬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야 더 힘내고 재밌게 경기할 수 있다. 정말 급한 약속이 아니라면 팬들의 사인 요청에 모두 응하는 편이다.

-승부조작 신고 포상금을 기부했다. 구단 안팎에서 바른 인성으로도 칭찬이 자자하다.

▶원래 포상금으로 차를 바꾸고 싶었는데. (웃음) 아버지가 좋은 곳에 쓰라고 하셨다. 나중에 다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좋은 일을 해서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낸 것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부모님이 아들을 잘 키우신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그냥 많이 믿어주셨다. 그래서일까 뭐든지 알아서 해온 편이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들어와 재활하고 수술했을 때는 술마시고 놀기 바빴는데, 2017년에 1군을 경험하면서 1군에 있는 것이 재밌고 좋다는 것을 느낀 이후로는 나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 이제는 몸에 손해가 되는 것은 안하려고 한다.

-감독님이 승수에 따른 선물을 주기로 했다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약속 같은 것이 있었나.

▶스프링캠프 때 ‘이영하 너 몇 승 할거야’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다. 장난스럽게 물어보신거라 나도 장난을 섞어 ‘18승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18승에 가까운 성적을 냈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가능했다. 못 던질 때도 꾸준히 내보내주셨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 스스로 방법을 찾게 됐다. 찾아낸 방법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었다.

-선물을 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갖고 싶은 것을 받기로 했었다고 우겨도 될 것 같은데.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하면 18승 약속을 지키는 셈이다. 일단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 18승에 시계, 19승에 차를 사주시기로 약속했었다고 말을 해볼까? 그럼 감독님이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서 나를 뺄 수도 있다. (웃음)

-한국시리즈 경험은 지난해 2경기 불펜 등판이 전부다. 이번에는 선발이라는 중요한 역할로 한국시리즈를 맞이한다.

▶지난해 6차전에 (이)용찬이형에 이어 2회에 나갔는데 한 달 동안 후회했다. (이영하는 4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두산은 4-5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SK에게 넘겨줬다)

올해는 지난해 경험도 있으니까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공만 던지면 못 칠 것이라 생각하고 컨디션 관리를 잘 하려고 한다.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그것도 정규시즌 우승 확정 다음날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아직 실감은 안난다. 발표 직후에는 고마운 사람들한테 연락도 하고 했는데, 아직도 실감은 나지 않는다.

-성인 대표팀 발탁은 처음 아닌가.

▶그렇다. 지금까지 대표팀은 고3 때 딱 한 번 해봤다. 원래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투수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했다. 원래는 그냥 어깨만 강한 외야수였다. 타격도 별로고 엉뚱한 실수도 많이 해서 고등학교 때 감독님이 투수를 하라고 권하셨는데, 그 말을 따른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대표팀에 선발투수가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까지 4명뿐이다. 의미가 클 것 같다.

▶올 시즌 17승 등 눈에 보이는 기록은 정말 기분이 좋은데, 세부 성적은 부족한 것이 많다. 대표팀에서도 선배들 뒷바라지를 잘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려고 생각 중이다. 물론 지금은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한국시리즈가 먼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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