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의 커쇼 향한 믿음, 결과는 최악의 ‘역전 시리즈’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0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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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향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믿음이 최악의 역전 시리즈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선3선승제) 워싱턴 내셔널스와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3-7 역전패를 당했다.

1회말 맥스 먼시의 선제 투런포, 2회말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포로 3-0까지 앞서며 승기를 잡았지만 연장전에 돌입, 결국 패했다. 3-1로 추격당한 8회초 커쇼가 홈런 2방을 맞고 동점을 허용해 패배의 원흉이 됐다.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은 성공을 향해 가고 있었다. 7회초 선발투수 워커 뷸러(6⅔이닝 1실점)가 2사 1,2루 위기를 맞자 커쇼가 구원 등판해 애덤 이튼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낸 것. 그러나 커쇼가 이어 마운드에 오른 8회초 악몽이 시작됐다.

커쇼는 8회초 선두타자 앤서니 렌던에게 2구째 시속 143㎞짜리 직구를 통타당해 솔로홈런을 내줬다. 이어 후안 소토에게도 초구 143㎞ 슬라이더를 던지다 백투백 동점포를 허용했다.

구속에서 알 수 있듯, 커쇼의 컨디션은 정상과 거리가 있어 보였다. 7회초에는 워낙 제구가 정교하게 이루어진 덕분에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8회초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커쇼의 공은 힘없이 맞아나갔다.

3-3 동점인 가운데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10회초 워싱턴이 하위 켄드릭의 만루홈런으로 승리를 챙겼다. 챔피언십시리즈 진출권은 워싱턴에게 돌아갔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가 당한 3패 중 2패가 커쇼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 커쇼는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2-4로 패하면서 패전투수는 커쇼로 기록됐다. 그리고 이날 커쇼는 다시 2점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5차전 경기도, 시리즈 전체도 역전을 당하고 만 다저스. 그 중심에는 커쇼가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고심 끝에 커쇼를 2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당초 류현진이 2차전을 책임질 것으로 보였지만 커쇼를 5차전 구원투수로 활용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바꿨다. 이같은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대실패로 돌아갔다.

1차전에서 뷸러의 호투로 6-0 완승을 거둔 다저스는 커쇼가 등판한 2차전을 패한 뒤 3차전에서 다시 류현진(5이닝 3실점)을 앞세워 승리했다. 그러나 불펜데이로 치른 4차전에 이어 이날 5차전까지 빼앗기며 허망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커쇼는 2016년과 지난해에도 포스트시즌서 불펜으로 등판, 때마다 무실점투를 펼쳤다. 당시 경험에 대한 믿음으로 로버츠 감독은 이번에도 같은 작전을 폈지만 커쇼가 부응하지 못했다. 기량 하락세가 뚜렷한 커쇼에게 과거와 같은 부담을 지운 로버츠 감독의 패착이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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