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올레드’…中 디스플레이 따돌릴 비장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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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0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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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한국전자산업대전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전자전, 반도체대전,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 등 3개 전시회로 구성된 한국전자산업대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750개 기업이 총 190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볼 수 있는 최신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 © News1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한국전자산업대전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전자전, 반도체대전,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 등 3개 전시회로 구성된 한국전자산업대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750개 기업이 총 190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볼 수 있는 최신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 © News1
삼성이 TV용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라인에 13조원 투자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올레드 진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이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생산국이 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기술수준이 높은 데다가 부가가치도 큰 올레드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현재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 중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 부문에서 점유율 90% 이상,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시장에선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생산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에 이어 대형 제품군에서도 올레드 기반의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에 본격 나서면서 한국의 올레드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쟁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정부와 기업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한국전자산업대전 2019’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전자전, 반도체대전,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 등 3개 전시회로 구성된 한국전자산업대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750개 기업이 총 190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볼 수 있는 최신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 News1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한국전자산업대전 2019’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전자전, 반도체대전,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 등 3개 전시회로 구성된 한국전자산업대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750개 기업이 총 190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볼 수 있는 최신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 News1
삼성디스플레이가 진행하는 투자의 핵심은 기존의 8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QD-OLED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삼성에선 ‘QD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QD-OLED는 나노 크기의 반도체 결정물질인 ‘퀀텀닷(Quantum Dot)’의 전기적 특성을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이다. 빛의 3원색인 적·녹·청 중에서 청색을 자체 발광하는 올레드로 구성해 광원으로 쓰고 그 위에 적색과 녹색의 퀀텀닷 필터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삼성도 TV용 대형 패널 부문에서 올레드 생산에 본격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삼성은 2012년에 자체 개발한 올레드 TV를 선보인 바 있으나 비용 상승과 수율 확보상 어려움을 이유로 양산을 포기했다. 이후 2016년부터 삼성전자는 LCD 기반의 ‘퀀텀닷 LCD’ TV로 프리미엄 TV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만 올레드 중심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었지만 이번에 TV용 대형 부문까지 본격 진출하며 ‘올레드’ 중심 사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를 대표하는 LG디스플레이가 현재 마주한 상황과도 비슷하다. LG디스플레이는 2012년부터 TV용 대형 패널 시장에서 올레드 개발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250만대 이상 팔린 대형 올레드 TV용 패널 전량을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않지만 대형 패널과 중소형 플라스틱 올레드(POLED) 투자를 확대해 2020년 이후 올레드 비중을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앞다퉈 올레드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중국이 LCD 부문을 장악한 상황에서 글로벌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48% 수준인 중국의 LCD 캐파 점유율은 2020년에 54%로 절반을 넘어서고 2022년에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city·캐파)’ 점유율 추이 (자료=DSCC)
국가별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city·캐파)’ 점유율 추이 (자료=DSCC)

반면 이 기간 동안 한국의 LCD 캐파 점유율은 20%에서 12%까지 하락해 대만(24%)보다도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8세대 라인에서 LCD 패널을 생산하는 동안 중국 업체들은 생산성이 더 높은 10.5세대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협약식 환영사를 통해 “지금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에 대한 후발국의 추격이 거세고 글로벌 과잉공급으로 단가 하락이 더해지는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올레드로 주력 제품을 바꿔냈다”면서 “이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꿔 1위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올레드 분야에서 대형 투자를 발표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사업 전략과 향후 경쟁 구도에도 업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에만 BOE, 비전옥스, HKC 등이 6세대 및 8세대 올레드 공장 투자를 발표했는데 3사의 투자 규모 총액만 15조원 이상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롤러블, 투명 등 향후 응용 분야가 다양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라며 “LCD를 장악한 중국 업체들도 최근 올레드로 투자를 서두르는 상황이라 한국이 올레드를 앞세운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산학연의 다양한 지원책과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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