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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취재 하지말 걸…” KBS 일선기자들 울분·사회부장 보직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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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취재 하지말 걸…” KBS 일선기자들 울분·사회부장 보직사퇴

박태근 기자 입력 2019-10-10 11:49수정 2019-10-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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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특별취재팀에 맡기고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10일 일선 기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사건의 발단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다. 유 이사장은 8일 유튜브 방송에서 조 장관 아내 정경심(57) 씨의 자산을 관리한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 씨와의 인터뷰를 일부 공개하고, 지난달 김 씨와 인터뷰한 KBS 취재진이 검찰에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KBS 측은 유 이사장의 말은 "허위사실"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9일 밤 9시경 유튜브 특별 생방송을 통해 “CEO(최고경영자)가 나서 공신력의 위기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동 KBS 사장을 거론하며 강경 대처를 주문한 것이다.


이후 KBS는 돌연 밤 9시 20분경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선 기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법조팀 기자들을 비롯해 상당수 일선 기자는 회사가 정권 눈치를 본 결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사회부장 보직사퇴 “유시민, 오직 조국·정경심만 중요한가”
법조팀을 총괄하는 A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인터뷰 전문과 자신의 입장을 올리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A부장은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 즉,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자산관리인이 말한 장관 부인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라며 "검찰에는 당시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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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집사에게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MB 집사의 의혹'이 아니라 'MB의 의혹'과 관련된 증언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수사 중인 검찰에 확인 시도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도 그랬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자산관리인이 정 교수 때문에 ‘증거인멸’의 범죄자로 떨어질 위기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유 이사장에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오직 조국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할 뿐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영 이익과 논리를 대변하는 언론이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한 개인의 인생을 제물로 해선 안 된다.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시대정신을 앞세우면 그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를 향해서도 "이제 자산관리인을 놓아주어야 한다. 그는 정 교수 때문에 형사 처벌 위기에 빠졌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자신에게 향하는 비판을 막아줄 총알받이가 돼달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우린 몰랐던 공식입장, 회사가 유시민과 상의했나” 일선 기자 반발
A 부장을 시작으로 후배 기자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법원 취재를 담당하는 사회부의 B 기자는 "(회사의 조치는) 적어도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을 고려한 조치라고는 결코 볼 수 없다"며 "회사는 묵묵히 제역할을 해온 훈련된 기자들을 한순간에 질낮은 '기레기'로 만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B 기자는 "적어도 그 판단을 한 사장과 간부들보다는, 지금 '기레기'로 낙인찍힌 그 기자들이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을 훨씬 더 염려해 왔다"고 말했다.

법조 반장 C기자는 "조국 장관 수사와 관련한 보도를 한 법조팀 기자 전원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포함한 악성 댓글과 메일에 시달려왔다. 여성 기자들에게는 성폭력성 댓글, 메일도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회사는 ‘참으라’는 말 말고, 기자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를 하셨나?”라고 물었다.

이어 "단지 조국 장관 수사 관련 취재를 하고 보도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자들이 집단 린치에 가까운 피해를 입을 동안 회사는 어디 있었냐? 모 언론사처럼 취재도 하지 말고, 나오는 거나 따라가고, 조국 장관 검찰개혁이나 열심히 다뤄주고, 그럴걸 그랬다”라고 개탄했다.

또 "유시민 이사장은 애초 ‘인터뷰 내용이 보도가 안 됐다’고 했다가, 방송 된 사실을 뒤늦게야 알고는 ‘일부 내용만 검찰 입맛에 맞게 보도한 게 어떻게 보도한 거냐’라고 말을 바꿨다"며 "유시민 이사장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담고 있는데, 회사는 왜 민형사상 조치를 망설이고 있나?”라고 물었다.

유 이사장이 주문한 강경한 대처가 사측 입장에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C기자는 “저희도 알지 못하던 회사의 공식 입장문이 나가던 시각, 유시민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유 이사장이 이런저런 조치를 해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이 회사 입장문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었다”라며 “이번 결정은 사회부장도 사전에 모르던 것인데, 누군가 유 이사장과 상의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유 이사장은 사건 초기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이 사건의 플레이어로 의심받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을 회사가 수용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논란은 KBS 내부 문제로 번지고 있다. KBS기자협회는 10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고 ‘유시민 사태 및 경영진 입장문’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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