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청춘들의 불안과 좌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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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루비’ 영화로 만든 김명진 작가

언제든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존재의 불안을 그린 영화 ‘루비’. 펠리스 제공
언제든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존재의 불안을 그린 영화 ‘루비’. 펠리스 제공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루비’로 만든 동명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고 있다. 김명진 작가(37·사진)가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한 ‘루비’는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김 작가와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 한 윤형섭 작가(43) 역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저녁’으로 등단했다.

‘루비’는 방송에 출연한 마술사의 비둘기 ‘루비’가 사라진 사건과 프로그램 폐지로 일자리가 사라진 비정규직 직원을 연결지으며 삶의 불안과 좌절을 그렸다. 방송국 스튜디오라는 현실 세계와 연극 무대라는 환상의 세계를 오간다. 박한진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박지연이 주연을 맡았다. 방송국 작가로 일했던 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녹인 ‘루비’는 티켓 대부분이 판매됐다. 김 작가는 “희곡이 연극으로 공연된 경험을 추가해 영화에서 내면의 소리는 연극 무대를 통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올해 말 공식 개봉될 예정이다.

“뭔가 털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겨우 썼던 희곡 ‘루비’가 연극계, 영화계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습니다. 스스로 치유되는 느낌도 받았고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 박사 과정을 마친 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작업한 시나리오로 또 다른 영화를 만들고 있고 희곡도 쓰고 있다.

“방송, 연극, 영화를 두루 접해 본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을 만들어 현장과 학계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글쓰기도 계속 해야죠. 하고 싶은 이야기에 맞는 그릇을 찾아 계속 모험을 할 겁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영화 루비#비정규직#청춘#김명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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