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강도 도발 가능성 내비치며 ‘벼랑끝’ 압박…다음 단계는?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8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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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내비치며 ‘벼랑끝 압박’에 나선 가운데, 북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성명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협상 결렬 책임론을 전가하고, 수위 높은 비난을 통해 미국을 향한 최대 압박에 나섰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귀국길에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북미 간) 회담이 진행되는가 마는가 하는 건 미국 측에 달려 있고, 또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며 “두고 보자”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잇단 비난 성명과 “끔찍한 사변”과 같은 협박성 발언들은 비핵화 협상 재개 국면에서 북한식 특유의 벼랑끝 전술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을 만회하고, 미국의 양보를 최대한으로 끌어 내기 위해 최고조의 압박에 나섰다는 것.

김 대사의 “끔찍한 사변” 언급을 두고도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계획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에 대형 가림막을 설치하는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이 뿐 아니라 북한은 하노이 때 보다 세배 늘어난 항목에 대해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대선용 외교 성과 달성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활용하려는 속내도 내비추고 있다.

특히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에게 요구한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적대정책 철회’를 영문판에서 ‘CIWH·Complete and Irreversible Withdrawal of the Hostile policy’로 번역하며,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에 맞대응할 새로운 문구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일 SLBM 시험 발사에 대해 영국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당분간 북측은 강공 기조를 유지한 채 벼랑끝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요구 수위를 낮추지 않고 지속적인 강공에 나설 경우 ‘역풍’이 불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와 대선으로 쫓기는 입장이 됐기에 압박을 계속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유권자들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할 것이기에 미국이 먼저 협상 종결을 선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과 북한은 서로의 조건을 고집하기보다 양보하는 자세로 타협점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며 “공개적 회담보다는 비공개 접촉을 통해 구체적 조치들을 실행하기 위한 거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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