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만 해도 ‘콩나물’ 조롱거리였는데…‘무선 이어폰’ 각축전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8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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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이 공개한 에어팟3 또는 에어팟 프로 렌더링 이미지. 디자인에서 전작과 큰 차이를 보인다. © 뉴스1
해외 언론이 공개한 에어팟3 또는 에어팟 프로 렌더링 이미지. 디자인에서 전작과 큰 차이를 보인다. © 뉴스1
무선 이어폰 시장을 개척한 애플이 고사양 ‘에어팟’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무선 이어폰이 향후 ‘음성’ 명령이 가능한 ‘허브’ 디바이스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돼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애플과 후발 주자간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운영체제 iOS 13.2 베타 버전에서 새로운 에어팟 이미지를 유출했다. 이달 중 애플이 여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에어팟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언론은 유출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에어팟 3세대’ 또는 ‘에어팟 프로’라는 렌더링 이미지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렌더링 속 새로운 에어팟은 디자인부터 전작과 다르다. 전작이 귀에서 잘 빠지는 오픈형 디자인인 반면 새로운 에어팟은 커널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커널형은 외이도에 삽입하는 형태로 오픈형보다 외부의 소리를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다. 오픈형에 비해 음질이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착용감이 떨어져 귀에 피로감을 줄 수 있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커널형 디자인을 채택한 에어팟에 블랙 색상이 추가되고 사용시간이 늘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공개된 렌더링 이미지를 본 소비자들은 디자인 측면에서는 후퇴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애플이 고사양 에어팟을 출시하는 건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향후 음성 명령을 가능케 하는 디바이스로서의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2016년 9월 아이폰7과 함께 공개한 1세대 에어팟으로 무선 이어폰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이용자들은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이 마치 ‘콩나물’ 모양이라며 조롱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같은 조롱을 극복하고 무선 이어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후발 주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후발 업체가 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 에어팟은 2018년 약 3500만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약 76%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버즈를 출시하고 샤오미와 비츠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점유율이 53%로 하락했다.

앞으로 시장에 진출할 후발주자들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이달 28일 무선 이어폰 ‘톤플러스 프리’를 출시한다. 명품 오디오 업체 메리디안과 협업해 저음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이어폰 케이스에 자외선 살균과 방수 기능을 적용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MS가 공개한 ‘서피스 이어버즈’는 MS오피스와 연동돼 60개 이상의 언어를 통역하고, 음성을 파워포인트나 문서 등에 텍스로 변환할 수 있다. 올해말 출시 예정이다.

업체들이 무선 이어폰을 잇달아 출시하는 배경은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과 함께 향후 다양하게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당초 약 6000만대의 올해 전체 판매량 전망을 1억2000만대로 수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지키느냐 뺏기느냐는 무선 이어폰의 혁신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무선 이어폰이 각 사의 인공지능(AI)과 결합돼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명령’을 전달하는 디바이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 본다.
올해 2분기 전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순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올해 2분기 전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순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이미 에어팟에는 AI 비서 ‘시리’가 내장돼 간단한 음성 명령을 텍스트로 저장해 주고 있고, MS의 서피스 이어버즈는 ‘통역’과 음성의 텍스트 전환 기능이 담긴다. 제조사들은 음질은 기본이고 더 많은 것을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일상 생활에서의 무선 이어폰 활용도가 크게 확대되며 앞으로는 히어러블‘(Hearable)이라는 신규 영역이 우리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며 “미래에는 지속적인 소형화와 더 확대한 AI 기능을 통해 무선 이어폰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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